리먼사태, 주식시장 위기일까 기회일까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08.09.16 14:07

"위기 마무리단계로 시장 안정" vs "추가 리스크 나올 수 있다"

베어스턴스로부터 본격화된 미국 금융시장 구조조정이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정책금융 투입을 거쳐,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신청, 메릴린치 매각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최대 보험사인 AIG도 유동성 위기로 허덕이고 있고, 씨티도 위험한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이로 인해 주요 증시들이 크게 하락했고, 한국 증시 역시 16일 오전 시 현재 5~6%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증시의 하락은 예견됐던 일이라면, 문제는 이번 리먼과 메릴린치 사태가 신용위기의 어느 정도 기점을 지나고 있느냐이다. 신용위기의 절정을 넘겨 이제 결말로 가는 단계라면 조만간 긍정적 신호를 기대할 수 있지만, 여전히 전개라면 추가 하락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도 나뉘고 있다.

◇"터질 곳은 거의 다 터졌다..이제는 마무리단계"

우선 긍정론을 보면, 계속 이야기됐던 6개사(패니매, 프레디맥, 리먼 브라더스, 베어스턴스, AIG, 메릴린치) 중 AIG를 제외한 5개사에 대한 처리가 가닥을 잡고 있는 것을 들었다. 이는 미국 금융 구조조정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정부가 모기지관련 부실채권이 가장 많은 리먼브러더스를 포기하고 나머지는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 하다"며 "이는 본격적인 수습의 시작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새로운 위기 확산이라기 보다는 진정돼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JP모건의 베어스턴스 인수 때와는 달리 미국 정부가 리먼에 대해서는 어떤 지원도 하지 않았다"며 "이는 정부 측이 신용 사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하나의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미 연준 등이 유동성 보강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에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들이다.

정부도 비슷한 시각이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차관은 이날 "단기적으로 전세계 주식, 채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나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금융시장에 팽배해 있는 불안정성이 제거돼 신용경색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먼에 의한 연쇄 위기, 추가 위험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에 대해 금융 위기의 전개, 즉 추가 리스크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리먼 사태는) 양파껍질을 까는 것과 비슷하다"며 "단지 파산신청을 했다만 확실하지, 부실규모나 관련 금융기관의 영향 등 드러난 것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즉 리번브러더스의 파산으로 다른 금융사들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미국의 금융기관들이 모여 자금을 만든다고 하는데, 이는 역으로 금융시장의 자금 상황이 그정도로 좋지 않다는 뜻"이라며 "게다가 추가로 다른 업체에 대한 위험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미국발 금융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 역시 "리먼의 파산은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대형금융기관이라도 민간 기업에 대한 무조건적 공적지원은 없다는 것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파산·매각·인수합병(M&A) 등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금융기관 파산 우려가 높아지며 유동성 경색이 심화될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도 외국인투자자의 현금 확보 압력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금융기관 연쇄 파산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리먼의 파산은 거래상대방의 연쇄적인 디폴트 압력을 확산시켜 전체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이는 제2, 제3의 리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