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 발행 '월가 쇼크'로 또 미뤄지나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9.16 12:26

한국물 CDS프리미엄 전일비 27bp '급증'

지난 12일 정부가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연기한 가운데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AIG의 유동성 위기로 국제금융시장 사정이 더욱 악화됨에 따라 향후 외평채 발행 여건에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유럽시장에서 5년 만기 한국물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은 약 1.65%포인트(165bp)로 전 거래일 대비 0.27%포인트 급등했다.

CDS 프리미엄은 해당 채권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에서 그 만큼 우리나라 채권의 부도위험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대개 채권을 새로 발행할 때에는 유통시장 CDS 프리미엄에서 0.5∼0.7%포인트의 가산금리가 추가로 적용됨을 고려할 때 지금 외평채를 발행하려면 적어도 2.15%포인트 이상의 가산금리를 얹어야 한다는 뜻이다. 외평채 발행을 연기한 뒤 가산금리가 낮아지긴 커녕 오히려 높아진 셈이다.

정부는 지난주 외평채 발행을 추진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 국채 수익률 대비 2.1%포인트 안팎의 가산금리를 요구하자 2.0%포인트 이상의 가산금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발행 연기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외평채 발행 시점이 크게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당초 정부는 외평채 발행 연기에도 불구하고 이달 중에는 외평채를 발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시점이 늦춰질 경우 이달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AIG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한국 등 신흥시장 자산에 대한 매력이 더욱 줄어들 경우 단기적으로 외평채 가산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기준금리인 미 국채 수익률이 낮아질 경우 외평채의 전체 금리는 높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외평채 발행 연기로 공기업과 은행권의 외화자금 조달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산업은행은 당초 외평채 발행 직후 그 가산금리를 벤치마크(기준) 삼아 10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을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한국가스공사도 가스요금 보전용 운전자금 마련을 위한 약 5억달러의 해외채권 발행 계획을 뒤로 미뤘다. 우리은행 역시 해외채권 발행 계획을 연기했다.

한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메릴린치 인수를 계기로 미국발 신용경색 사태가 정점을 찍고 조만간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세로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외평채 발행의 성패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약세장 전문가로 '닥터 둠'(Dr. Doom)이란 별명을 가진 투자전략가 마크 파버는 15일(현지시간) "(대형 은행 파산과 매각으로 혼잡한) 증시 환경이 한달 안으로 깨끗해질 것"이라며 "10월 중순부터 내년 봄까지 상당한 수준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16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인하를 결정하거나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할 경우 외평채 발행 여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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