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개발시장 '월가쇼크' 영향은?

이군호 기자, 정진우 기자 | 2008.09.16 14:27
- 신규 PF유입 위축 등 자금난 가중 불가피
- 용산역세권·국제금융센터 등 영향 적을 듯
- 서울시등 관계기관, 향후 파장 등 예의주시


리먼 파산 등 미국발 금융쇼크가 국내 부동산개발시장에도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등 직·간접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부동산개발시장이 이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악화로 공모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개발사업 등을 중심으로 금융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이번 쇼크로 인해 신규 PF 유입이 더욱 위축될 것이란 지적이다.

그만큼 관련 시장의 자금난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란 게 관련 업계의 예측이다. 메리츠증권 부동산개발 담당자는 "PF 대출 시장에는 아직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영향이 남아있다"며 "대부분 금융기관이 기존 PF 대출 만기연장까지는 검토할지 몰라도 신규 대출 취득은 자제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 금융자문 임원도 "리먼 파산과 메릴린치 몰락은 심리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이로 인해 다른 다국적 투자은행들도 부동산개발시장에 보수적인 투자를 할 것이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고 다른 관련 투자은행도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정부 보장이 가능하지만 상업용 개발시장은 정부 보증이 불가능해 그 파장이 더욱 심각하다"며 "대부분 금융권은 신규 프로젝트 투자에 싸늘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 등은 영향 없을 듯=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AIG의 서울국제금융센터, 모건스탠리의 대우빌딩, 푸르덴셜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펜지아의 청라국제업무타운 등 외국계 금융기관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들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권에선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들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금융쇼크 당사자 가운데 한 곳인 AIG는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개발사업의 지분 30%를 투자, 최대 출자자로 등재돼 있다. 자금조달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삼성생명이 맡고 있으며 시공사는 GS건설 컨소시엄(대림산업,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이 선정돼 있다.

또다른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대우빌딩을 인수했고 푸르덴셜은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7%의 지분을 갖고 있다. 푸르덴셜은 랜드마트빌딩인 드림타워를 매입하는 조건으로 참여하고 있다.

서울국제금융센터의 경우 공급 부족 현상을 빚고 있는 여의도 오피스시장을 감안할 때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분석이다. 알투코리아 부동산투자자문에 따르면 올들어 여의도 오피스 공실률은 1분기 0.3%, 2분기 0.5%로 조사됐고 임대료도 작년대비 6.5% 상승했다. 이는 서울 전체 상승분(3.7%)에 비해 배 가량 높다.


특히 AIG의 경우 자본금 30%만 출자했을 뿐, 대부분의 공사비는 국내 금융기관이 조달했고 국내 건설사들이 책임완공보증을 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사업구도를 띠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의견이다.

대우빌딩과 용산역세권 랜드마크빌딩 역시 오피스 가치를 감안하면 이번 금융쇼크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는 전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단 사업성에 의존한다면 국제금융센터 등은 문제없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구제금융을 신청한 AIG가 자금 회수를 위해 선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국내 금융권도 선매각을 선호할 정도로 사업 초기보다 국제금융센터의 가치가 상승한 만큼,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할 수도 있다는 것.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AIG나 모건스탠리 등은 모기업이 어렵다는 판단이 서면 매각 후 발을 뺄 가능성도 있지만, 수익성이 높다면 매각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국내 금융기관과 건설업계는 AIG의 경우 이번 금융쇼크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 있고 모건스탠리와 푸르덴셜 등은 금융시장 변화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시도 예의주시=사업부지를 장기 임대해 준 서울시는 현재 한국 AIG측에 이번 금융구제와 관련된 상황을 설명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국제금융센터 사업은 AIG 개발사업부에서 진행하고 있어 (AIG가) 문닫지 않는 이상 문제가 없지 않겠냐"며 "미국계 금융회사들이 서울 부동산에 직접 투자한 사례가 많지 않아 이번 금융위기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다"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상암DMC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김영성 시 투자유치담당관은 "현재 DMC에는 미국 스탠포드 호텔이 투자한 185억원 외에 해외 투자는 없다"며 "이 사업은 이미 시와 양해각서(MOU)가 체결돼 있기 때문에 미국발 금융위기로 영향을 받는 부문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창완 시 투자사업팀장은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는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부동산 개발 사업과 상관이 없다는 것이 시의 판단이지만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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