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월가 쇼크' 환율 폭등에 제동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9.16 10:51

김동수 재정차관 "환율 급변동 완화방안 강구"

미국 4위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미국 최대 보험사 AIG의 유동성 위기로 외국인이 대규모 주식 순매도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16일 오전 10시38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 거래일보다 32.5원 뛰어오른 1141.6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8.9원 오른 1128.0원으로 장을 시작한 뒤 한 때 1044.0원까지 치솟았다. 외국인이 대규모 주식 순매도에 나서면서 환전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환율 상승을 예상한 투기적 수요까지 가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오전 공식 구두개입을 통해 "최근 미국 금융시장 사태에 대한 우리 외환시장의 반응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며 "과도한 반응은 급격한 조정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또 "최근 유가 하락 등으로 경상수지 개선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수 재정부 제1차관도 이날 서울 반포로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경제금융상황점검 긴급회의'에서 "지나친 불안심리로 환율이 급변동하는 경우 필요에 따라 이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발생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AIG의 긴급자금 지원요청으로 외국인의 신흥시장 자금회수가 가속화될 수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이날 환율 급등은 지나친 수준이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AIG는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일 뿐 회생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고,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역시 불확실성을 줄이는 측면이 있다"며 "환율 급등에는 심리적인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상수지가 예상보다 빨리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오히려 환율 하락 요인"이라며 "달러화가 원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6일(현지시간)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인하를 결정하거나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할 경우에도 단기적으로 환율이 안정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이 관계자는 분석했다.

그러나 정부의 구두개입에도 환율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을 했더라도 지금이 달러를 팔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