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폭락의 의미..뺄까? 갈까?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 2008.09.16 09:23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3>Portfolio management의 중요성(2)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오늘(9월1일)부터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그럼 본격적으로 시장을 논하기 전에 궁금증부터 풀고 가자.

지난 주말에는 달러화가 폭락을 했다. 지난 주말 우리 시장이 마감 된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서 추석연휴 이후 우리네 시장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모르지만 아무튼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였다.

물론 원달러 환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의 환율은 너무 변동성이 커서 어떤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

과거에는 하루에 10원만 움직여도 놀랍게 느껴졌었는데 요즘은 하루 변동폭으로 10원은 거의 매일 보는 일이 되어 버렸고 20원도 오르는 일은 허다하고 기분 내키면 하루에 무려 30원도 움직인다.

그것도 일정한 방향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위 아래로 변동성만 커지고 있어 더욱 시장에 대한 판단을 흔들리게 한다.

주가가 변덕스러운 것처럼 환율도 단 하루 뒤의 일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향성에 대한 예측 자체가 참으로 쉽지 않은 구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환율이 이렇게도 변동성이 큰 이유는 정상적인 환시가 없어서 그런 것이다. 지난 주에 달러가 급락을 했다는 것은 전체 주요 6개국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 인덱스를 말하는 것이다.

바스켓 기준으로 최근에 오르기만 했던 달러화가 큰 폭으로 하락을 했다.

이유가 뭘까? 이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결국은 시장은 커다란 돈(Smart money)의 결정에 의해 움직이며 나의 선택보다는 이들 큰 돈들의 선택이 우선시 된다는 것을 먼저 인정하고 시작하자.

지금까지 달러화는 초강세를 보였었다. 강세를 보인 이유는 많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도 아니었고 유로지역의 경기가 나빠서도 아니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원인이었다면 달러보다 더 안전한 금(Gold)의 폭락을 설명할 수 없다. 유로지역의 경기가 나쁘다고 해서 그동안 달러화의 초강세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지금까지의 달러화의 강세는 스마트 머니의 선택이었다. 그동안 미국은 금융위기를 만들었고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어 놓았다.

금리를 낮춘다는 것은 돈의 힘이 작아지는 쪽으로 가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달러화는 더욱 약세를 보였었다.

하지만 이제 미국의 금리는 2%대까지 하락을 했고 유로 지역 등 다른 나라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리에 대한 조정을 하지 않아 미국과 유로지역과의 사이에 상당히 높은 목표금리상의 격차가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유가는 급등을 했었고 유가의 상승으로 인해 야기된 물가의 상승은 미국의 금리인하 행진에 제한을 가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는 수개월째 동결이 되었었고 이제 서서히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금리인상에 대한 가능성이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달러화는 급등을 시작했다. 즉 스마트 머니들은 이제 미국의 금리를 상향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던 것이다.

아무리 고용지표가 하락을 해도...제조업이 큰 폭으로 위축이 되어도 달러화는 내내 강세 행진을 지속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멀쩡하던 유로지역의 경제가 갑작스레 취약해진 것도 아니고 미국의 경제가 유로지역에 비해 월등하게 좋아질 것을 예측해서도 아니었다.

단지 금리의 인상에 대한 기대치로 인한 스마트 머니의 선택이었다.

다시 정리하면, 이미 2%까지 내려놓은 달러화는 향후 금리인상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말이 되며 유로존의 경우 경기 보다는 물가에 치중한 나머지 금리를 내려놓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대한 추가적인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 강해질 수 있는 통화로 대거 자금이 이동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달러화는 6개 주요 바스켓 통화 중에서 엔화에 대해서만 강세를 보였고 나머지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면서 무려 하루에 1.52% 급락했다. 이 정도의 급락은 4년래 최악의 급락이었다.

왜 갑작스럽게 큰 돈 들이 달러화에서 이탈했을까? 앞으로도 달러화는 조정을 받을까? 그럼 시장은 어떻게 될까?

머리가 다시 복잡해진다. 일단 원인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 단서를 잡기 위해 지난주에 있었던 경제지표들부터 점검을 해보자. 이런 때에는 주로 시장의 컨센서스와 괴리율이 큰 지표들부터 먼저 뒤져보는 것이 좋다.

독특하게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물가 지표였다. 먼저 목요일에 있었던 수입물가의 급락을 살펴보자. 수입 물가는 한 달에 하락한 물가로서는 집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고의 낙폭을 보였다. 당연히 물가하락의 주요 원인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하락에 기인한 산업재의 하락이었다.

이 때 이미 달러화에 대한 투자를 했었던 주요 자금들은 엄청난 고민을 했었을 것이다.

“뺄까 말까?”

그동안 금융위기가 더욱 고조되는 과정에서도 이상스럽게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었다. 금리를 유일하게 올릴 수 있는 통화였기 때문에 스마트 머니들이 선호하는 화폐로서 대접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수입물가의 하락에 일차적으로 마음이 흔들렸던 큰 돈들은 지난 주말 PPI가 또다시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을 하자 하나 둘 롱포지션에서 이탈되기 시작을 했고 이런 흐름은 곧장 추종매도를 이끌어 내면서 달러화는 큰 폭의 하락으로 마감이 되었던 것이다.

생산자 물가 역시 예상과 달리 0.9%나 급락했다.

가뜩이나 리먼의 문제가 더욱 불거지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메릴린치나 AIG가 슬며시 문제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소매판매까지 축소되었다니까 경기에 대한 불안감마저 더욱 증폭되었을 것이다.

그동안 금리를 적어도 더 이상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달러화에 투자했던 큰 돈들이 믿었던 것은 바로 시장을 위협하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이었는데 물가의 예상치 못한 급락이 리먼의 위기와 겹쳐지면서 또다시 금리의 인하에 대한 기대를 불러왔을 것이다.

이 사건은 큰 돈들의 움직임을 의미하고 향후 시장에 대해서 세 가지의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첫째...큰 돈들은 향후 물가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둘째...금리가 하향 조정되거나 혹은 적어도 상승은 다소 늦추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셋째...위 두 가지의 추정의 결과로서 큰 돈들의 생각은 금융위기가 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가설을 세웠으면... 증명을 해보자. 지금 사실 상 미국에서 현재 수준에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는 한계는 크지 않다. 여기에서 내린다고 한들 50BP 이상 내리겠는가? 그렇다면 굳이 이들이 달러화에서 이탈할 필요가 크지 않다.

2%대의 금리 수준이 결코 높지 않기 때문에 어지간하게 위기가 크기 전까지는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있다고 해도 그리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달러화를 버린 것은 현재 2%대의 금리수준보다 더 금리를 하락시킬 수 있을 만큼 신용위기가 더욱 크게 벌어질 수도 있음을 전제로한 이탈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위 까지의 글을 쓴 것은 토요일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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