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도끼' ELS에 발등찍힌 증권사

머니투데이 김성호 MTN 기자 | 2008.09.16 08:50

리먼 사태로 손실 불가피… 투자방식따라 손실 규모 차등

증권사의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던 주가연계증권(ELS)이 '리먼 사태'와 함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예상치 못한 파산신청으로 인해 리먼 ELS에 투자한 국내 증권사들의 손실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주식파생결합상품에 3.9억달러 투자=금융위원회는 15일 리먼의 파산신청 소식을 접한 후 국내 금융사들의 투자현황을 긴급 점검했다. 결과는 총 7억2000만 달러가 투자됐고, 주식파생결합상품에 3억9000만 달러, 유가증권에 2억9000만 달러가 각각 투자됐다. 직접 대출은 2800만 달러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었다.

금융위는 7억2000만 달러의 투자 규모가 국내 금융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국내 금융사들이 충분히 외부 충격을 흡수할 수 있고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투자금액 대부분이 증권사들과 연계된 주식파생결합상품이라는 점을 미뤄볼 때,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무건전성이 떨어지는 증권사들이 입게 될 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더욱이 베어스턴스 매각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증권사들이 또 다시 리먼 사태에 직면하면서 ELS의 상품가치도 하락할 위기에 놓여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리먼은 매각이 아닌 파산 신청을 했다는 점에서 베어스턴스 때와는 상황이 180도 다르다"며 "증권사의 ELS 투자방식에 따라 대규모 손실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LS 투자방식이 관건=증권사의 ELS 투자방식은 '펀디드 스와프(Funded swap) 방식'과 '언펀디드 스와프(UNfunded swap) 방식'으로 구분된다. '펀디드 스와프 방식'의 경우 국내에서 판매된 ELS 투자원금을 외국사 ELS 노트 상품에 재투자하는 것으로 외국사가 파산하게 되면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결국, 국내 증권사들이 리먼이 발행한 ELS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어떤 투자방식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대규모 손실을 입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판매한 ELS의 약 80%가 외국계 증권사에 헤지를 맡기고 있다"며 "특히, 대부분 증권사들이 ELS 투자방식으로 '펀디드 스와프 방식'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리먼 파산에 따른 피해가 어느 정도 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ELS 초기시장에선 증권사들이 펀디드 스와프 방식을 이용한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특히, 베어스턴스 사태를 계기로 국내 증권사들이 펀디드 스와프 방식에서 언펀디드 스와프 방식으로 많이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언펀디드 스와프 방식은 ELS투자원금이 직접적으로 외국사에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수익만 교환하는 것으로, 외국사가 파산하더라도 원금 손실까지는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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