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5일 보고서를 통해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과 메릴린치 매각은 글로벌 신용불안이 완화될 조짐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이번 이벤트는 새로운 형태의 위기가 세상에 출현한 것이라기보다 기존에 알려진 위기가 매듭을 짓는 단계라는 것.
김 팀장은 우선 미국 정책당국이 개입이 없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3월 JP모건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할 때 미국 정부가 보증자 역할을 담당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상황이라는 것.
또 미 정부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구제책을 내놓았을 때도 세간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되려 부각시켰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만큼 이번 파산신청이 위험이 충분히 인식돼 왔기 때문에 리먼이 결자해지에 나섰다는 관점이다.
김 팀장은 이어 미국 투자은행들의 금융 손실이 최근 들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2분기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기관의 손실 규모는 지난해 4분기보다 확연히 축소된 모습이다. 그 와중에서도 리먼브러더스는 월가의 실적 전망치를 훨씬 밑도는 저조한 성적을 낸 ‘애물단지’였다.
이밖에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현재 주택 재고 물량이 고점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정부의 모기지 업체 구제책으로 인해 모기지 금리도 하락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미국 부동산 가격이 또다시 비명을 지를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올 하반기까지 미국 부동산 가격은 경착륙보다 연착륙할 것으로 보이며, 당장 새로운 형태의 금융부실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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