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메릴쇼크, 신용위기 종말 전조?

백진엽 기자, 전혜영 기자 | 2008.09.15 16:22

신용위기 심화 우려도 상존...."美 정책 변수에 주목"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 메릴린치 전격 매각 등 예상치 못한 미국발 쇼크로 화요일 국내 증시도 충격에 휩싸일 전망이다. 리먼브러더스가 한가닥 기대를 모았던 시장매각에 실패하고 메릴린치도 BOA에 48시간만에 전격 매각을 결정할 정도로 급박했다는 점에서 연쇄도산이 다른 금융사로 옮겨붙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좀 길게 보면 비관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란 시각도 있다. 금융위기 속에서 희생이 컸던 시한폭탄급 금융사의 정리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올 한해 글로벌 증시를 불안에 빠뜨린 신용경색 위기가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것이 왔다.. 단기충격 불가피"=15일 국내 증권가에서는 잇단 미국발 악재로 인해 국내 증시에서도 단기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는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메릴린치 인수를 전격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증시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려했던 내용들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리먼이나 메릴린치 같은 대형사의 도산이나 피인수가 연쇄 효과에 대한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 실장도 "리먼의 파산 신청 등이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는 긍정적 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혼란을 가중시킬 전망"이라며 "연쇄적으로 대형 금융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금융시스템 자체에 불안정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가 단기 충격을 받으면서 국내 증시도 당분간 조정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충격의 강도나 기간은 미국 증시보다 견조할 것이란 전망이다.

양 실장은 "지난 주말만 해도 국내 증시는 리먼 문제가 잘 해결될 줄 알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며 "기대감이 낮아지고, 불확실성이 커진 데 대한 충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증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용위기의 종말인가 심화인가=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데 이견이 없었으나 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신용경색 위기가 종말로 치닫고 있다는 데 안도할 만 하다는 분석과 더 큰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양립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새로운 위기 확산이라기 보다는 진정돼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JP모건의 베어스턴스 인수 때와는 달리 미국 정부가 리먼에 대해서는 어떤 지원도 하지 않았다"며 "이는 정부 측이 신용 사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하나의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 금융손실과 관련해서도 이미 정점을 지났기 때문에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새로운 금융위기가 전개되기 보다는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연쇄 도산 등 부정적 사태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박희운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리먼의 파산신청, 메릴린치 피인수 등 일련의 굵직한 사건들이 너무 급박하게 전개되면서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글로벌 마켓에서 어떻게 해석할지가 관건이지만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고 말했다.

◇"美 정책에 주목..매수 기회 노려야"=증권가에서는 향후 글로벌증시의 '키'(Key)는 미국의 정책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센터장은 "관건은 향후 미국 정부의 정책"이라며 "모럴해저드에 대한 비난 때문에 리먼을 지원을 하지 않았는데 여기서 끊고 회복을 위한 정책이 나올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 증시가 혼란스러운 시점에 오히려 매수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조언도 있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 실장은 "결국 이번 주 초반이 신용경색 문제의 피크가 될 것"이라며 "주가가 약세를 보일 때 매도 동참이 아니라 매수 기회로 삼고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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