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90년 드렉셀 파산의 망령에 사로잡혔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9.15 15:20
월가의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인 리먼브러더스의 리처드 풀드(사진)가 결국 15년 동안 경영해오던 회사를 파산으로 몰고 갔다.

블룸버그 통신은 15일 오직 리먼과 유사한 전철을 밟아 파산했던 한 기업의 경영자만이 풀드가 리먼브러더스의 몰락 과정에서 어떤 끔찍한 일을 겪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월가에서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이 지금으로부터 18년전인 1990년 2월 드렉셀 번햄 램버트(Drexel Burnham Lambert Inc)의 파산과 닮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드렉셀 번햄 램버트의 CEO를 지냈던 프레드 조셉(71)은 "경영하던 기업을 파산으로 몰고가는 것은 끔찍한 경험(horrendous thing)"이라며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회사를 망하게 한 주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600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채권 부문의 강점으로 최고 투자은행 중 하나로 군림했던 리먼의 몰락은 드렉셀 전철을 밟은 것이다.

바클레이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인수 협상을 포기한 직후 리먼은 파산 보호 밖에는 어떠한 선택도 남아있지 않았다.

리먼은 158년을 가진 월가에서 가장 오래된 투자은행으로 지주회사에 대해서만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결국 리먼은 증권 부문 자회사 등 파산 보호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 영업 자산들은 모두 팔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리먼의 파멸은 500억달러 규모의 주거용 및 상업용 부동산 자산 가치가 신용경색으로 급락한데 따른 것이다.


드렉셀은 1990년 모기업이 파산신청을 할 당시 35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금융기업이었다. 드렉셀의 파산은 최대 규모 금융기업의 몰락이라는 충격파를 시장에 던졌다. 드렉셀의 청산은 1990년 미국 자산 매도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 파장을 낳았다.

드렉셀의 파산은 13억달러 규모의 정크본드 가치가 폭락한데 따른 것이었다, 리먼이 모기지 증권으로 몰락한 것과도 유사한 것이다.

드렉셀은 스타 뱅커인 마이클 밀켄 주도로 1980년대 미국에서 정크본드 시장을 새로 창출했다. 이후 드렉셀은 인수·합병(M&A)을 통해 투자은행 업계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정크본드 시장이 흔들리면서 증권법 위반으로 6개 연방법원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고 결국 파산에까지 이르렀다.

차이가 있다면 리먼이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거래로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이 드렉셀에 비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리드 스미스의 금융기업 전문가인 앤드루 라흘은 "드렉셀은 리먼이 가진 파생금융상품을 갖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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