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정국은 춥다?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8.09.15 15:01

정국 급랭…정국 주도권 놓고 '격돌'

추석 이후 18대 국회엔 당분간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추석 전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정국이 급격히 경색된 탓이다.

연휴 기간 냉각기를 거쳤지만 여야간 대치가 당장 풀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특히 추경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간 감정도 상해 회복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게다가 여당 내 책임론도 변수다. 홍준표 원내대표 책임론이 강한 상황은 아니지만 정국 운영 방향을 놓고 여권이 내홍을 겪을 경우 정국 혼란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책임 공방…정국 급랭 = 우선 양당은 서로 파행의 책임을 미루며 공방을 벌일 태세다. 여야 모두 팽팽하다.

한나라당은 '선 추경안 처리'로 가닥을 잡았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15일 "먼저 추경 예산안을 처리한 뒤 국회 정상화 등 사태를 수습하는 게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할 것"이라며 "예결특위 소위에서 통과된 안을 기본적으로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추경안 날치기 미수 사건'으,로 규정하고 대여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한구 예결특위위원장 사퇴 등을 요구하는 한편 추경안 처리는 물론 국회 운영에도 협조하지 않겠다며 여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높아진 불신의 벽 = 얼어붙은 정국이 쉽게 풀릴 상황도 아니다. 무엇보다 여야간 불신의 벽이 어느 때보다 높다.

여당에선 '못 믿을 야당'이란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합의'를 한 게 하나도 지켜지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다. 한나라당 핵심 의원은 "추경안을 추석 전에 처리하자고 합의했지만 실제 야당은 그럴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여당 지도부외 '제3의 손' '보이지 않는 손'을 문제 삼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 윗선을 공격 대상으로 정한 것.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날치기 미수사건의 과정에 청와대와 이상득 의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공세를 취했다.


◇국감 '전초전' = '추경안'이 이번 대립의 표면적 이유지만 이면엔 국정 감사가 놓여 있다. 정기 국회 첫 대결에서 밀릴 경우 '국정 감사 전투'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

아울러 책임론, 국회 정상화를 명분 삼아 각자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겉으로는 공방을 계속하면서 물밑에선 끊임없이 협상 카드를 주고받으며 교섭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제3교섭단체인 선진창조모임은 양당을 동시에 비난하는 한편 추경안 협상 과정에서처럼 절충안을 제시하는 등 몸값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여권 내부 기류 '변수' = 추경안 처리, 국회 정상화 못지않게 홍준표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원내 지도부의 거취 문제도 변수다.

여당 지도부가 교체되는 공백상태에선 제대로 된 전략을 내기 어렵고 야당에 대한 협상력도 크게 떨어진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지만 여권내 내홍이 불거지면 각종 법안 처리도 어려워진다.

다만 한나라당 내에 홍 원내대표의 사임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한 점이 주목된다. 오히려 사임 의사를 밝힌 홍 원내대표가 재신임을 받으면서 여권이 강경 기류로 야당을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여권 관계자는 "그동안 수의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의식했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정책위의장도 향후 국회 운영과 관련 "최선을 다해 합의하도록 하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는 시한에 따라 진행하는 관행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여당 주도의 법안 처리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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