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자금난에 명동시장 노크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09.15 17:15

[명동풍향계] 은행권 대출 억제도 한 몫

추석을 맞아 자금난이 최고조에 이른 기업들이 사채시장에 어음을 쏟아냈다. 은행권에서 추석 특별자금을 잇따라 내놨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우량업체를 제외하곤 대출 신청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자금난에 명동행=명동 사채시장은 추석이나 설날 등 명절 한달 전부터 영업이 활발해진다. 상여금 등 돈 들어갈 곳이 많아진 중소기업들이 명동에서 급전을 조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경기악화로 판매대금 회수가 지연된 업체들이 명동을 찾고 있다고 한다. 이들 업체가 어음을 쏟아내면서 명동의 어음 할인금리와 대출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명동의 한 관계자는 "상여금 지급 등 불요불급한 지출 때문에 명동을 찾는 업체는 거의 없고 허리띠를 졸라매다 한계에 다다른 업체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 조사결과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한 중소기업이 56.8%로 지난해(49.0%)보다 늘었다. 또한 추석자금으로 평균 3억860억원이 필요한데 9560만원가량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같은 자금난엔 시중은행의 대출 축소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6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299조8054억원으로 7월보다 0.5%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7월에는 1.1% 증가했다.

은행권에선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신규 대출을 억제하고 만기 연장을 하려는 업체에는 일부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은 추석이 고비"라면서 "임계점에 다다른 중소기업들이 근근이 버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석 특별자금은 "그림의 떡"=은행권이 추석특별 자금지원에 나섰지만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겠다는 기조가 변한 것이 아니어서 지원효과가 미미했다는 지적이다.

국책은행인 A은행은 지난해 추석특별자금으로 3000억원을 배정했지만 1600억원만 소진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대출조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최근 산업은행, 기업은행, 중소기업진흥공단, 신보, 기보 5개 국책 금융기관이 모여 2000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개발펀드(KDF)의 온랜딩 시범케이스로 기업은행이 산업은행에서 2000억원을 받아 중소기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명동의 한 관계자는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에 일정부분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대출기준이 높아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좀더 두고봐야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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