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운명 어디로? 매각안 구체화

홍혜영 기자 | 2008.09.14 14:34
- 주말 긴급회의 첫날, 합의점 못찾아
- 분리매각안, 매각 연장안 등 제기돼
- 14일 두번째 회의선 가닥 잡힐 것

리먼브러더스 매각을 위한 '주말 긴급회의'가 시작됐지만 회의 참가자들은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리먼을 분리매각하거나 매각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등의 안(案)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은 이날 저녁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모여 리먼브러더스 매각안을 논의했지만 '어느 쪽으로도 결정되지 않은 채' 첫날 회의가 끝났다.

이 신문은 그러나 회의 과정에서 몇 가지 가능성이 제기돼 매각 방법이 보다 구체화됐다고 전했다.

우선 '굿뱅크'(good bank)와 '배드뱅크'(bad bank)로 쪼개 파는 방법이 있다.

영국 바클레이는 리먼의 사업부문 가운데 투자은행이나 채권부문 등 '실적이 괜찮은 사업'(굿뱅크)을 살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반면 10~15개에 이르는 월가 투자은행들은 리먼의 문제 자산(배드뱅크)을 사들이는 데 동의했다고 NYT는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경우 미 주택시장이 회복되면 월가 은행 연합이 이익을 공유하게 되지만 반대로 손실을 감내해야 할 가능성도 크다.

월가 은행들이 지원할 리먼 배드뱅크의 손실금액은 3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지난 3월 JP모간체이스가 베어스턴스를 인수할 때 미 정부가 지원한 금액과 같은 액수다. 하지만 정부가 이번에도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또다른 선택권으로는 월가 은행 및 증권사들이 리먼과 사업관계를 지속해 리먼에게 '팔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향후 수개월간 리먼이 자력으로 빚을 청산하도록 해 회사가 정상적인 과정으로 매각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같은 안이 나온 것은 베어스턴스에 이어 리먼마저 헐값에 매각될 경우 미 금융시장에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분리매각안, 매각연장안 등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 다만 미 정부가 아시아증시가 시작되는 월요일 전 매각안이 결정되도록 압력을 넣고 있어 일요일 회의는 보다 긴박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클레이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리먼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지만 이들은 미 정부가 재정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금융당국은 "리먼 매각에 공적 자금은 투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회의는 현지시간으로 일요일(14일) 오전 재개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리먼 문제 외에도 비슷한 위기에 처한 AIG그룹와 메릴린치의 자금 조달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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