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방치된 기륭전자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9.12 10:03

코스닥 '머니게임'결과…'비방'보다 '협상'해야

"3년 넘게 우리사회가 방치한 문제죠. 코스닥 '머니게임'의 결과이기도 하구요"

3년 만에 극적인 타협을 시도했던 기륭전자 사태가 다시 '외곽 전투'양상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노동부 등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던 세력들은 손을 든 상태이고, 노측은 여러 국가기관을 돌며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기륭전자 문제는 2005년 7월 인력파견업체로부터 파견된 200여명의 노동자들이, '불법파견'판정을 받은 뒤 도급직으로 전환되면서 시작됐다. 정규직을 위한 투쟁과 농성이 계속되면서 3년이 흘렀고, 인수합병(M&A)이 활짝 열린 코스닥 시장에서 경영진도 세 차례나 교체됐다.

지난3월 새 대표취임과 새 정부 출범 후 해결이 급물살을 탔다. 한나라당과 노동청이 함께 만든 안을 가지고 이정희 민노당 의원, 권순만 금속노조 부위원장과 머리를 맞댔다. '제3의 회사'설립을 통한 채용카드로 1000일을 넘게 지속됐던 농성과 단식투쟁도 막을 내리는 듯 했지만 돌연 결렬됐다.

결렬의 이유를 사측은 '노측의 거액 보상금 요구'로 돌리고 있고, 노측은 사측이 해결의지가 없었다고 비난한다.


진보와 보수로 분류되는 언론사들은 각사의 색깔에 맞는 시각으로 보도하면서, 해결 쪽 보다는 상대에 대한 '비방전'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현재 기륭전자 문제는 기륭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3년 전부터 우리사회가 방치해온 공동의 문제이자, '머니게임'의 온상이 된 한국 코스닥 시장의 자화상이다.

3년전 9000원을 넘었던 기륭전자 주가는 1000원을 턱걸이하고 있고, 노동문제로 신음하는 기륭전자를 헐값에 사들였던 전 주인들은 문제를 방치한 채 회사를 팔고 떠났다.

기륭전자 문제는 3년째 남아 농성중인 일부 근로자들과 1년도 채 안된 새 주인들끼리만 해결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정부와 한나라당, 민노당은 손을 놓을 때가 아니라 잡을 때이며, 노측은 특정 언론이나 정부기관, 경영진에 대한 '비난'보다는 '협상'에 집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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