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정일… 北 체제붕괴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9.11 17:07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최근 뇌혈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북한의 체제급변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북한체제가 급변할 공산은 작아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김 위원장 사후 후계구도를 놓고 권력투쟁이 심화될 경우 내전에 이은 한·미-중국 간 군사대치 사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후계구도, 국방위 중심 유력= 11일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현재 뇌졸증으로 추정되는 뇌혈관 질환에서 회복되고 있으며 북한내 통제력도 종전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군부 내에서도 특이동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에 비춰볼 때 단기간 내 북한이 체제급변 사태를 맞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이번 건강 문제를 계기로 북한 내에서 후계구도 정립을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아직까지 김 위원장의 아들 가운데 후계자 수업을 본격적으로 받은 인물이 없다는 점에서 단기간 내 후계자 한명으로 권력이 급격히 이동할 가능성은 낮다.

차기 후계자로 거론돼 온 장남 김정남(37)과 차남 김정철(27) 가운데 누구도 김 위원장의 전폭적인 신뢰는 받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아들 중 가장 총애하는 인물은 삼남 김정운(24)이지만, 나이가 어린데다 봉건적 정서가 강한 북한에서 형들 대신 동생을 후계자로 지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이 부담이다. 최근에는 김정운의 건강이상설도 나돌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김 위원장의 유고시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는 형태의 후계구도 마련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선 '선군정치'의 기조에 따라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북한 전문가인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수석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유고시 국방위원회가 권력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이 경우 군부의 성향이 강하게 반영되면서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모두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 북한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기남 노동당 비서 등 원로그룹과 군부의 김영춘 인민군 총참모장,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등이 과두지도체제를 가동할 공산도 있다.

◇ 최악땐 한·미-중국 간 군사 대치= 최악의 경우는 후계구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건강악화로 통제력을 상실하거나 유고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격렬한 권력투쟁이 발생, 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미 관리의 말을 인용, 김 위원장의 와병을 계기로 북한내에서 이미 권력투쟁이 전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하중 통일부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정부는)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만약 북한 내전 발생으로 인해 대규모 난민이 발생한다면 난민유입 억제를 위한 내전 종결을 명분으로 주변국들의 군사개입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는 곧 북한의 체제붕괴를 뜻한다.

AEI는 지난 2004년 북한체제 붕괴시 중국이 북한 영토의 5분의1을 점유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AEI에 따르면 북한 내전으로 대규모 난민이 압록강,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넘어올 경우 중국 인민해방군이 난민사태 안정을 위한 북한 내전군 무장해제를 명분으로 남하를 개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한미연합군 역시 중국군 견제를 위해 북진을 시작, 양측이 청천강 이북에서 대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는 곧 한국이 북한 영토의 일부를 흡수통일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인 앤디 무커지는 남북통일시 1조7000억달러(2000년 기준)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편 한미 군당국은 김 위원장의 유고 등 북한 체제급변시 적용되는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 5029'로 발전시키기로 하고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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