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차려라" 현대차 파업에 비난 봇물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8.09.11 15:51

영업사원 "차 판매 안돼 죽겠다. 고객보기가 저승사자보다 무서워"

"고객님 보기가 저승사자보다 무섭다.", "노조 때문에 현대차 안 산다."

현대자동차 파업에 안팎으로부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울산 시민들과 상인들은 물론 현대차 직원들 사이에서도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 9일 재교섭 결렬 직후 10일부터 부분파업을 강행하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홈페이지에는 비난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파업을 중단하라", "노조 때문에 현대차 사기 싫다" 등 격한 반응이 잇따랐다.

울산 민심도 싸늘하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김모씨(32)는 "돈도 많이 받고 다니면서 왜 만날 파업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시민은 "노조가 보이는 행태는 먼저 정규직으로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연봉에도 집단 이기주의를 행사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서모씨(55)는 "심지어 현대차 작업복을 입고 다니면 안 좋게 보는 사람들조차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파업에 직격탄을 맞는 상인들의 눈길도 따갑다. 현대차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파업할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안 그래도 요즘 물가가 올라 어려운데 화가 난다"고 말했다.

불만은 현대차 직원들 사이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번 노사협상에서 핵심 쟁점이 된 '주간 2교대제'와 상관이 없는 직종 노조원들의 분노가 크다.


현대차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한 노조원은 "울산 공장에서의 주간 2교대가 중심이 되면서 해당이 없는 조합원들의 불만이 많다"며 "추석 전에 타결되지 않아 명절을 앞두고 타결금과 성과급을 한 푼도 못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 내부의 파벌싸움에 선량한 조합원들도 덩달아 피해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울산 공장에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한 노조원도 "이러다가 올해 연말까지 가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며 "직원들끼리 밥 먹다가도 (임단협과 관련) 언쟁을 벌일 정도다"고 전했다. 그는 "공장 현장직 위주로 협의가 진행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조합원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판매직에 있다는 한 노조원은 금속노조 홈페이지에 '정신차리자. 현대차 판매 안 돼 죽겠다'는 제목으로 "추석 대목에 차 달라는 고객은 많은데 차는 안 나오고 거기다가 파업까지 한다니 고객님 보기가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저승사자 보는 것보다 더 무섭다"며 "현장의 소리를 제대로 읽어 명절 이후라도 신속하게 마무리 짓자"고 적었다.

현대차에 목숨 줄이 달린 4000여 협력업체들도 답답하다. 현대기아자동차협력회(회장 이영섭)의 한 관계자는 "협상 과정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노조를 자극할까봐 말도 잘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 들어 부분 파업을 벌인 것은 총 118시간. 지난 7월2일 쇠고기 파업을 시작으로 금속노조 파업, 임금협상 파업 등 10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으로 사측을 압박해왔다. 이로 인해 전체 차량 생산차질 규모는 4만2294대에 달하고 있으며 차질액은 6522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