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없는 추락' 中증시, 2000 내주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08.09.11 15:26

생산자물가 부담, 당국 부양책 실망..2100 이탈

물가상승이 크게 꺾였다는 당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11일 중국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표상으로 드러난 인플레 압박은 분명 줄어들고 있지만, 향후 물가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19분(한국시간)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35% 급락한 2078.70을 기록하며 2006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100선이 무너졌다. 선전종합지수도 1.70% 내린 578.29를 나타내고 있다.

전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4.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만으로 신화통신 등 중국 주요 언론들은 "CPI 4% 시대에 진입했다"며 인플레 압력이 향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맞춰 투자자 심리도 회복되는 듯 했다. 전일 상하이종합지수는 0.23%올라 2일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하루만에 상황은 반전했다. 중국 중앙은행의 수장이 인플레 압박이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이 컸다. 전일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회의에서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최근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는 없다"는 발언을 하며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은 다시 살아났다.

이에따라 긴축정책이 완화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하루만에 사그라들고 있다. 전일 물가상승률이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11일 당국은 증시 부양책을 비롯한 긴축정책 완화 정책을 적극 도입하겠다는 구체적 방안을 내놓고 있지 않다.

지난 몇 달간 중국증권관리감독위원회(CSRC)의 정책기조를 살펴봐도 물가상승률 하락에 발맞춰 당국이 바로 증시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다.


CPI는 8월 이전에도 3개월 연속 하락해 당국이 시장의 바람대로 증시부양책을 도입할 여지는 있었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 이후 증감위는 오히려 증시 투명성 개선을 위한 정책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기대했던 부양책 대신 내부거래 규제 강화, 펀드 정보공개 시스템 구축 등 투명성 개선책만 나오자 일각에서는 당국이 물가 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압박을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따라 투자심리도 위축돼 베이징올림픽은 급락세를 이어갔다.

CPI는 하락하고 있지만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상승세를 멈추고 있지 않다는 점도 증시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깨고 4%대를 기록,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PPI는 9년만에 최고치를 깬 지난달 기록을 또다시 넘어서 CPI와 PPI 격차는 올해 최대폭으로 벌어졌다.

8월 PPI 상승률은 10.1%를 기록, 지난달 9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데 이어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이로써 CPI와 PPI 격차는 올해 최대폭으로 벌어졌다.

이에따라 기업 이익률이 더욱 하락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도 향후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PPI는 시차를 두고 보다 중요한 물가지표인 CPI에 반영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 인사들은 오히려 2009년 기업 이익률 하락과 비용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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