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커지는 바닥권 탈출 신호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9.11 11:09

IT·건설·증권주 강세…콜금리 동결도 우호적

국내증시가 '네마녀의 날'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초반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수선물과 지수옵션, 개별주식선물과 옵션이 만나는 '쿼드러플위칭데이'인 11일 코스피시장은 장초반 외국인과 기관, 개인이 서로 견제하면서 팽팽한 균형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1시 현재 1460선을 지지대로 삼아 오르내림을 거듭하고 있다.

롤오버도 활발히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미결제약정이 오전 11시 현재 9월물 -6220계약, 12월물이 4800계약으로 나오고 있다.

롤오버는 전날 대부분 끝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 9월물 미결제약정은 1만4343계약 줄어든 9만542계약이었다. 12월물 미결제는 2만1313계약 증가한 7만2441계약으로 집계됐다. 이미 쿼드러플위칭데이를 하루 앞두고 적극적인 롤오버는 이뤄진 셈이다.

이날 9월물과 12월물간 스프레드는 2.3포인트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7000억원~8000억원 규모의 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시장이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일단 마녀들이 위세를 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부분은 최근 탄력을 받는 증권업과 건설, 전기전자의 차트상 흐름이다.

이날 증권업은 전날에 비해 1.1% 하락중이기는 하지만 최근 차트상 흐름을 살펴보면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된다.

증권업종지수는 이날 '5일 이동평균선'(2726.69)이 20일 이평선(2645.16)을 상행 돌파한 단기 골든크로스가 나온 상태다.

건설도 5일 이평선(224.59)이 20일 이평선(226.99)을 돌파하기 직전이다. 전기전자도 5일 이평선(5317.00)이 20일 이평선(5407.48)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과 전기전자는 11일 전날에 비해 1% 이상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대로라면 5일 이평선이 20일 이평선을 뚫는 단기골든크로스를 형성할 공산이 크다.

증권과 건설, 전기전자가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3%가량이다. 전기전자는 국내 주력업종으로 전날 기준으로 코스피 시총비중이 18.8%에 이른다. 건설도 시총비중이 4.1%이다. 증권은 3.4%.

특히 이들은 경기흐름과 밀접한 경기민감주로 향후 증시와 경제방향을 엿볼 수 있는 잣대로도 활용되고 있다.

경기민감주가 단기골든크로스를 만들거나 만들기 직전이라는 점은 코스피가 이들을 주도주로 삼아 조정장 탈피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주도주없이 흐느적대는 약세장에서 시총에 영향을 미치는 주도주가 부각되면 증시는 베어마켓을 탈피해 추세전환까지 넘볼수도 있는 셈이다.

증권과 건설, 전기전자가 단기골든크로스를 형성하는 배경에는 업종별 호재와 현 시점이 바닥근처라는 기조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은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 거속화 기대감이라는 호재와 바닥에서 빠져나갈일만 남았다는 기대가 뒤섞여 강한 흐름을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된다.


건설은 이명박 정부가 도심 재건축과 재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과 국제 상품가격 하락에 따른 자재비 인하로 수지가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이 혼재돼 있다.

전기전자는 세계 3위 업체인 엘피다와 대만 내 1위 업체인 파워칩의 감산에 따른 수혜가 국내업체에 돌아올 수 있겠다는 기대와 원/달러 환율이 안정을 찾으면서 실적개선이 예상외로 클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작용하고 있다.

'9월 위기설'이 설로만 끝날 것으로 드러난 마당에 향후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코스피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수만은 없는 일이다.

약세장에서는 호재보다는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공포가 투자심리를 좌우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극도의 공포에서 잠시 물러서 시장을 바라보면서 호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이들 업종은 대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과소평가되고 있는 호재들에 관심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우선 그동안 국내경제를 괴롭혀온 물가가 안정되기 시작했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는 시장의 예상과 반대로 상승 모멘텀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경기부양위한 기준금리 인하 여력 증대

고물가에 따른 긴축으로 고통받던 중국도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같은 흐름은 인도나 태국, 인도네시아 등 일부 신흥시장에서도 관찰되고 있어 향후 글로벌 경제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삼성증권의 주장이다.

두바이유와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선이 붕괴되는 등 원유를 포함한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물가는 고점을 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다.

이와 함께 주요 국가의 경기부양책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시장을 비관적으로만 바라보지 않아야 하는 대목이다.

미국은 세금 환급을 통한 1차 경기부양책이 시행된 상황이고 한국과 일본, 대만, 중국, 스페인, 영국 등 주요 국가들도 최근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향후 물가가 확연히 안정세로 접어들게 된다면 감세뿐 아니라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경기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금리도 향후 인하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한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월 기준금리 운용 목표를 연 5.25%인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원유와 상품 등 가격 인하세가 이어지고, 물가가 안정되면 경기부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고개를 내저을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기부양을 위해 금통위가 금리를 내릴 여지도 있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호재는 멀리 있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고 당장의 불확실성은 눈 앞에 있어 더 크게 보이는 법"이라며 "긍정적인 변화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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