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반등폭 축소..'리먼 불안' 여전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9.11 06:04

장초반 '안도'불구, 금융주가 부담..에너지주는 반등

전날 큰 폭으로 떨어졌던 뉴욕 증시가 리먼브러더스의 자구책 발표를 촉매삼아 반등했다. 에너지 관련주, 기술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리먼의 자구책의 실효성과 금융시장 안정화에 대한 회의가 고개를 들며 장 마감을 앞두고 상승폭은 급격히 둔화된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38.19포인트(0.34%) 상승한 1만1268.92를 기록했다.
S&P500지수도 7.53포인트(0.61%) 오른 1232.04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8.89포인트(0.85%) 뛴 2228.70을 기록,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리먼브러더스는 이날 개장전 3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많은 39억달러(주당 5.92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산운용 부문 매각 등 자구책도 발표했다.

유가하락으로 낙폭이 컸던 에너지 및 기술주가 모처럼 상승세를 보면서 지수를 견인했다.
전날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의 유입이 더해지며 다우지수는 한때 세자리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리먼 주가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주요 금융주가 약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신뢰가 엷어지면서 오후들어 상승폭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엑슨 모바일이 1.99달러 오른 75.25달러를 기록하는 등 에너지 업종지수가 3.6% 급등, S&P 500 업종지수 가운데 상승폭이 두드러진 반면 통신주가 가장 부진했다.

◇ 리먼, 급한 불은 껐지만...금융주 부진

리먼 브러더스가 자구계획을 발표,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리먼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은 쉽사리 가라 앉지 않았다.

리먼 브러더스는 전날 주가가 하루만에 반토막나자 이날 예정보다 1주일 이상 앞당겨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자산매각 등 자구계획을 공개했다.
리먼 주가는 한때 전날대비 5% 이상 상승했지만 장 종료를 앞두고 6.93% 하락세로 급반전했다. 무디스가 리먼의 투자등급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게 하락반전 계기가 됐다.

모기지 부실로 흔들리고 있는 미국 최대 저축은행인 워싱턴 뮤추얼은 전날에 비해 29.70% 폭락한 2.32달러로 마감했다.
12월부터 발효되는 미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의 새 회계기준으로 인해 워싱턴 뮤추얼이 주식인수 기관을 찾기 힘들게 됐다는 전망이 주가급락 원인이 됐다.
모기지 부실에 시달려온 워싱턴 뮤추얼은 앞으로 2년반동안 최대 190억달러의 적자를 낼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앞서 S&P는 전날 장마감후 워싱턴 뮤추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패니매는 70억달러에 달하는 2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미국채에 70bp(0.7%)의 가산금리가 더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금액 가운데 약 27% 외국 투자자들이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시장에 안도감을 주며 한때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장 후반 금융시장 불안감이 확산되며 다시 25% 폭락, 74센트로 주가가 떨어졌다.
프레디 맥 역시 25% 떨어져 66센트가 됐다.

◇ TI-RIM, 기술주 견인


블랙베리를 만드는 리서치 인 모션은 플립형 블랙베리 출시를 호재로 5.4% 상승하며 기술 관련주를 견인했다.

칩메이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는 3분기 매출전망을 상향하면서 0.6%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0.8% 상승하는 등 기술주가 모처럼 강세권을 유지했다.

임클론 시스템스가 주당 70달러에 인수제안을 받았다는 소식으로 4%이상 상승, 주당 67.94달러로 장을 마쳐 M&A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 유가 약세 지속, 달러는 강세 행진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감축 의지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지속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의 원유수요 전망치 하향 등 수요 감소 예상이 단기 상승 요인을 압도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68센트 덜어진 102.58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달 27일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일(현지시간) 올해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8680만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하루 10만배럴 감소한 것이다. 내년 수요 역시 당초 예상치보다 14만배럴 적은 8760만배럴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에너지부가 이날 지난주말 기준 미국의 원유재고가 전주대비 590만배럴 줄어들었다고 발표했지만 허리케인 구스타프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인 탓에 유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허리케인 구스타프로 인해 미 정유시설 가동률은 78.3%로 전주의 88.7%에서 급감했다.

달러화 가치는 초반 약세를 딛고 강세 반전했다.

10일 미국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38분 현재(현지시간)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0.90센트(0.63%)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404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도 0.23%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2달러 선으로 내려서는 등 상품시장 약세로 단기 자금이 달러로 이동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자구책 발표로 미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선 점도 달러 강세 요인이 됐다.

미 증시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엔 캐리트레이딩 자금이 이동, 엔/달러 환율은 0.79% 상승(엔화가치 하락)한 107.65엔에 거래됐다.

6개국 주요통화대비 달러인덱스(DXY)는 0.5% 오른 79.8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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