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3Q 39억손실·자구책 발표(종합)

CDS, 사상최고인 590bps로 치솟아… 리먼 주가는 개장전 7% 상승

-자산운용부문 경매로 매각
-상업용 부동산 자산 분사
-배당금 5센트로 삭감

유동성 위기설로 미국 신용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리먼브러더스가 10일 3분기 월가 예상치를 넘는 손실과 함께 상업용 부동산 자산 분사, 자산운용부문 지분 매각, 배당금 삭감 등 자구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 노이버거버만 매각 등 대부분 알려진 내용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리먼이 이번 구제책을 바탕으로 최악의 위기는 모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블룸버그는 리먼브러더스가 연준 재할인 창구를 이용할 수 있어 자금 운영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먼브러더스는 3분기 39억달러(주당 5.92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22억달러(주당 3.54달러)의 손실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리먼브러더스는 모든 모기지 자산을 3분기중 상각했기 때문에 손실이 악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먼은 상각은 모기지 자산이 30~40% 가량의 부도율을 가질 것이라고 매우 보수적으로 가정했다고 덧붙였다.

리먼브러더스는 우선 노이버거버만을 포함한 자산운용부문 매각을 경매를 통해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상 구매자들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리먼은 매각이 2009년 회계연도 1분기내에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 칼라일그룹 등 사모펀드들이 리먼의 자산운용사업부문 매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먼브러더스는 이와 함께 250억~300억달러 규모인 상업용 부동산 자산을 '스핀코'(Spinco)란 이름의 회사(배드뱅크)를 세워 분사할 계획이며, 분사는 2009년 회계연도 1분기쯤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이 같은 내용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또 연간 배당금을 주당 68센트에서 5센트로 삭감하며, 3분기 시작과 함께 1500명을 감원했다고 밝혔다. 리먼은 배당금 삭감으로 4억5000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

리먼은 블랙록에 40억달러 규모의 영국 모기지 포트폴리오를 매각하기로 계약했다도 밝혔다.

시장은 리먼의 발표 직후 혼재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욕 주가지수선물은 발표 직후 상승 반전했고 리먼의 주가도 개장전 거래에서 7%대로 급등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정보제공업체인 피닉스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 리먼브러더스의 크레딧디폴트스왑(CDS)은 자구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상최고치로 치솟았다. 리먼의 CDS는 동부시간으로 오전 8시 8분 현재 115bp 급등한 590bp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기록한 580bp를 뛰어넘는 것이다.

한때 월가에서 최고의 모기지증권(MBS) 발행 투자은행이었던 리먼브러더스의 몰락은 예고된 것이었다. 모기지 증권 비중이 높아 금융위기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리먼브러더스는 2분기말 기준으로 650억달러의 모기지 관련 자산을 갖고 있었다.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월가의 최고 장수 최고경영자(CEO)인 리처드 풀드는 "지금은 금융산업이 예외적으로 힘든 시기이자 우리 회사 역사상 최악의 시기"라고 밝혔다. 풀드는 투자자 신뢰를 되살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 지분 인수를 포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 주가가 45%나 급락했다.

이안 로이트 리먼브러더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리먼브러더스가 내년에는 위험이 상당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3분기 자본비율이 전분기에 비해 높아졌으며 이러한 자본 비율이 3분기 주가 상승세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