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환 죽음으로 본 연예인과 사채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8.09.10 11:46

탤런트 안재환의 자살 소식에 연예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8일 밤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빈소가 마련된 이후 수많은 연예계 동료들은 고(故) 안재환의 빈소에 들러 슬픔을 함께 나눴고, 많은 네티즌들도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특히 안재환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난 사채 빚 때문이라는 설이 퍼지자 연예인의 사채 이용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채와 관련된 소문에 휩싸인 연예인은 안재환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박철과 이혼 공방을 벌였던 옥소리는 "술값으로 많은 돈을 탕진하던 박철이 사채까지 끌어다 썼다"며 "사채에 대한 원금을 갚지 못했는지 계속 빚에 허덕였다"고 폭로했다.

박철은 "전혀 근거 없는 말"이라고 반박했지만 옥소리는 박철과 사이가 안 좋은 상황이었지만 빚을 갚기 위해 동반 CF를 찍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중견 탤런트 송재호는 사채로 인해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고, 50년간 빚을 갚으며 살아왔다는 충격고백을 하기도 했다.

송재호는 지난해 8월 한 월간지와 인터뷰를 통해 영화제작사 실패로 인한 빚을 처리하기 위해 사채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후 빚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빚을 독촉하는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다 자살까지 결심하게 된 것.

이어 그는 "50년 일해 빚만 갚았다"며 "나에게는 5억도 없고, 50만원도 없다. 빚 갚고 이자까지 주고 나니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코미디언 배영만도 사채를 썼다가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다. 배영만은 "17년 전 도박에 손을 대는 바람에 건달들로부터 1000만원을 빌린 적이 있는데, 이 돈은 순식간에 수 천만원이 되더라"는 경험을 밝혔다.

그는 "연예인의 경우 정기적으로 수입이 들어오는 게 아니다보니 일단 막으려고 빌려 쓸 때가 많은데 날짜에 따라 이자가 늘다보니 위험한 상황까지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경고했다.

네 모녀를 살해하고 자살한 전직 프로야구선수 이호성의 비극도 사채 빚에서 시작됐다. 이호성은 은퇴 후 사업에 실패하자 사채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빚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나자 네 모녀를 죽이고 돈을 뺏는 만행을 저질렀다.

문제갑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 정책위원은 "연예인이 돈을 빌린다고 소문이 나면 사업이 잘 안되기 십상"이라며 "개인 신용이 높지 않을 경우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검은 돈의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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