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업계 감산 바람 "단비 될까"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8.09.10 11:15

(상보)하이닉스, 낸드 감산… 엘피다·파워칩, D램 감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감산 바람이 불고 있다. 속절없는 가격 하락과 이에 따른 적자 상태를 견디지 못한 때문이다.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경기에 단비가 될지 주목된다.

◆하이닉스, 낸드 추가 감산= 하이닉스반도체는 10일 현재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는 청주 M8 라인의 생산량을 30% 가량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당초 M9 라인은 이달 중 가동을 중단하되 M8 라인은 당분간 정상 가동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계획을 수정해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M8 라인은 웨이퍼 투입 기준으로 월 10만장, M9 라인은 8만장 의 낸드플래시를 생산해 왔다. M9 라인을 폐쇄하고 M8 라인 생산량을 줄이면 전체적으로 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20~30% 정도 감소한다.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지난 2분기에 시장점유율 13.4%로 업계 3위를 기록 중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200mm 웨이퍼를 사용하는 생산라인은 채산성이 맞지 않아 점차적으로 퇴출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며 "M8 라인의 생산량을 9월부터 줄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엘피다·파워칩, D램 감산= 앞서 지난 9일에는 D램 업계에서 감산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 엘피다는 9월 중순부터 전체 D램 생산량의 10% 정도를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엘피다의 전략적 파트너이자 대만 최대의 D램 업체인 파워칩도 같은 날 4분기에 10~15% 정도의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하이닉스도 지난 7월 미국 유진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내년 초에는 중국 우시공장의 C1 라인 가동을 멈출 예정이다.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감산 소식이 잇따르는 이유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부터 급락하기 시작한 D램 가격은 올 상반기에 오름세를 보였지만 8월부터 다시 급락해 연초 수준으로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들어 50% 가까이 떨어졌다.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업계가 올해 설비투자를 축소했지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IT 제품 수요가 둔화된데 따른 현상이다. 이 때문에 메모리 업계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모든 회사들이 적자 상태에 빠져 있다. D램의 경우 3분기부터는 일부 선발업체를 중심으로 흑자전환 기대감이 있었지만 최근 D램 값이 다시 급락하면서 이마저 물 건너 간 상황이다.


◆메모리 업계에 단비될까= 메모리 업계가 잇따라 감산에 나서면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경기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공급 감소는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송명섭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엘피다와 파워칩의 감산 규모는 전 세계 D램 생산의 3.9%에 이를 것"이라며 "시장 수급 및 가격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물량"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감산 결정이 업계 전체적으로 확산될 경우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엘피다나 파워칩보다 더 심각한 적자 상태에 빠져 있는 독일의 키몬다나 난야 등 대만 D램 기업들의 감산 행렬 동참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송 연구원은 "프로모스, 난야, 키몬다 등 더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의 감산 동참도 곧 발생할 가능성 높다"며 "이 경우 D램 가격의 급반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공급이 감소하더라도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 제조사 등 IT 제품 생산기업들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지 않을 경우 가격의 급격한 오름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감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D램 비트그로스 100%, 낸드플래시 130% 달성이라는 기존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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