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후계구도는? "정남 지고 정철 뜨고"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09.10 08:23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66)의 건강과 관련한 보도가 잇따르면서 후계 구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미 정보 당국자와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의 뇌졸중 가능성을 타전했다.

앞서 일본 와세다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시게마루 도시미쓰 교수는 김 위원장의 사망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게마루 교수는 최근 저서에서 2003년 42일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당시 김 위원장이 이미 숨졌고 이후 김 위원장을 닮은 대역들이 그를 대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3형제 중 정남↓ 정철-정운↑

2005년 김 위원장이 직접 후계 논의 중단을 지시한 후 북한에서는 후계자에 대한 거론 자체가 금기시됐다. 하지만 장남 김정남(37)보다는 차남 김정철(27)과 삼남 정운(24)이 한발 앞서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때 후계자 제 1순위였던 김정남은 2001년 위조 여권을 사용, 도쿄 디즈니랜드를 방문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후계자 경쟁에서 탈락했다. 김정남의 생모인 성혜림이 김 위원장에서 앞서 월북 문인 이기영과 결혼했었다는 것도 약점이다.

반면 차남 김정철은 어머니의 후광을 안고 있다. 생모 고영희가 2004년 사망 이전 구축한 정치적 기반이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년간 스위스에서 유학했다는 점도 그의 능력을 돋보이게 한다. 김정철은 지난해 노동당 고위직을 맡으면서 후계자에 한발 더 다가섰다.


김정철이 이미 떴다면 삼남 김정운은 최근 부각되고 있다. 김정운은 김 위원장의 외모와 성격을 꼭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13년간 김 위원장의 개인 요리사로 일했던 후지모토 켄지는 김 위원장이 온유한 성격의 김정철보다는 김정운을 더 신뢰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사실상의 퍼스트레이디인 김옥이 김정운의 후계자 지명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 '후계자+軍' 집단지도체제 가능성도

사망이나 건강 악화 등에 따른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유고는 첨예한 핵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북한 정권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권력 장악 정도가 약한 후계자에게 곧바로 지금과 같은 난국을 맡기는 것에는 당연히 무리가 따른다. 사망이나 건강 악화에 따른 김 위원장 유고시 폭동 등 북한 사회가 극도의 불안상태에 빠져들 것이란 전망도 가능하다.

이에 후계자와 군부의 집단 지도체제 구성 가능성도 점쳐진다. 워싱턴 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란드는 군부가 위기 상황 관리를 위한 조력자로 나설 공산이 크다고 평가했다. 즉, 군부가 체제 붕괴를 막기 위해 후계자의 후견인역으로 나서게 된다는 분석이다.

놀란드는 북한 정권을 구성하는 양대 축인 김 위원장 일가와 군부가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일종의 집단적 지도체제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놀란드는 이 같은 집단 지도체제가 김 위원장 일가의 정치적 연속성과 북한 사회의 안정을 꾀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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