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 황영기 "자사주 연내 처리가 우선"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08.09.09 15:49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은 9일 "연내 자사주 물량을 처리한 뒤 (경쟁) 금융지주사와 대등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낮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특정 회사와 얘기가 진행된 것이 전혀 없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황 회장과의 일문일답.

-일본과 싱가포르 투자자에 자사주를 넘긴다는 보도가 있었다.
▶비밀유지협약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 중동, 아시아 등에서 상당히 많은 전략적·재무적 투자자와 심도있게 얘기 중이다.

-다른 금융지주와 대등합병을 타진했나.
▶특정회사와 얘기가 진행되는 것은 전혀 없다. 경영진과 어떤 시너지가 발생할 것인지 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이 검토가 끝나면 대화에 나서야 된다고 본다. 대등합병을 통해 금융시장을 재편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것이다. 여기에 동의를 해주고 시장의 분위기가 잡히면 일을 진행시키기가 좋을 것 같다.

-(합병대상을) 개별회사나 금융지주 어느 곳에 집중할 것인가.
▶금년 안에 자사주를 처리하는 게 급선무다. 실탄이 있어야 M&A를 할 수 있지 않겠나. 제 희망은 금융지주사를 먼저 대등합병하면 좋겠다고 본다. 비은행의 경우 합병해도 국내 1위가 되기 어렵다.

-대등합병 목표시점은.
▶임기 내다. 내년 상반기 이전에는 뭔 가 이뤄져야하지 않겠나 싶다. 작은 데는 금년말 이전이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큰 곳은 주주들을 만나야하고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메가뱅크'를 염두에 둔 것인가
▶대형은행을 메가뱅크라 부를 지 챔피언뱅크라고 부를지 표현의 문제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만 합해도 규모가 커진다. 우리·신한·하나 은행 중 한 곳만 합하면 대형은행이 된다. 정부가 말하는 메가뱅크 진위는 모르겠다. 단 시장에서 필요에 의해 자율적으로 재편하는게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구체적인 대등합병 방안은.
▶특정 회사와 얘기가 진행된 것이 전혀 없다. 물론 우리금융도 전략적 적합성을 놓고 보면 대상일 뿐이다. 정부 같은 경우는 우리금융을 팔면 현금을 원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대형 투자자 같으면 주식으로 달라고 할 수도 있다. 대등합병의 경우 주주 필요에 따라 현금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회사마다 케이스가 다를 것이다.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은 민영화과정에서 매물로 나올 텐데.

▶민영화 대상도 매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회사들도 주주입장에서 보면 다른 곳과 합병을 통해 수익률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합병에 동의하는 것이다. 특정회사와 연결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

-내년 배당성향은
▶강정원 행장이 IR을 하면서 30%로 했는데 거기에 동의한다. 인수합병을 하는 과정에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배당을 줄여야 할 사항이 생기면 줄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아니면 30%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상황이 안정되면 배당성향을 더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50%선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임기내 아시아 몇 위를 목표로 하고 있나.
▶ 못을 박기 어렵다. 지금 국민·신한·우리은행이 200조원을 돌파했다. 하나·외환·산업(민영화시)·기업은행 등이 100조원을 넘는다. 그밑으로 씨티·SC제일 등이 60조~70조언인 상황이다. 200조원대와 100조원대 은행을 합해 300조원을 만드는 것이 외환은행 인수 추진 당시 그렸던 그림이다. 그 그림은 지금도 유효하다. '빅3'간 대등합병이 일어나면 400조~450조원의 은행이 탄생한다. 그렇게 되면 아시아에 10위권 근처에 간다. 그래도 10위권 밖에 안된다. 500조원이면 세계 50위 아시아 10위권이 된다. 거기까지 빨리 가려면 빅3간의 대등합병이 필요하다.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500조원 규모는 돼야 한다고 본다.

-해외진출 계획은.
▶일단 국내 기반이 탄탄하지 않고 해외로 나가면 실패를 불러올 수 있다. 국내서 강력한 리더로 성장하는 게 선결조건이다. 해외의 경우 카자흐스탄 BCC에 투입될 돈이 1조2000억원이다. 이것만 갖고도 익스포저가 충분하다고 본다. BCC 인수를 잘 마무리짓고 경영효율을 통해서 카자흐스탄의 1등 은행으로 만드는 시급하다

-국민이나 하나의 경우 외국인 주주가 중복된다.
▶이론적으로 주주를 설득해 사실상 적대적 M&A도 가능하다. 이게 시장에서 논의가 되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의견이 모이면 경영진들도 허심탄회한 자세로 협상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그리 큰 게 아니다. 이런 시장에서 적대적 M&A는 바람직 하지 않다.

-대등합병시 공정거래법 문제는.
▶어디와 해도 은행을 보면 빅3간 200조원과 100조원대 합병을 하든지 공정위는 당연히 관심을 가질 것이다. 소매금융에서는 워낙 국민은행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은행을 갖다 붙히면 경쟁제한적 요소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일부지점을 정리하든지 해서 공정위 승인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본다.

-성과급과 관련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해외 주주들의 질문도 많았다. 개인이익과 주주이익이 합쳐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도 많았다. 나도 생계유지가 필요한 사람이다. 김정태 전 행장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고정급은 줄이되 성과급은 주가와 연동된 보상제도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고정급 줄이고 성과에 따른 변동급을 늘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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