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손 놓은 중재자들…해결책 없나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9.08 16:45

[기륭전자 협상 결렬] <하> 단식투쟁·비방전 '한계'수준

◇왜 결렬? 돈 요구 VS 회사 신뢰 못해

회사 측은 농성 해결을 위해 편법까지 동원하려 했지만, 결국 노조의 돈 요구로 무산됐다고 밝히고 있다. 사측의 해법은 국내 생산공장도 없고 현행법으로도 기륭전자 정규직 채용은 불가능한 만큼, 다른 법인을 세워 그 법인에 기륭전자가 투자한 뒤, 1년간의 근무기간을 거쳐 정규직을 유도하겠다는 것.

그러나 노측은 사측이 어떠한 법적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일관된 입장을 내세우면서 정규직 대신 취업알선으로 무마시키려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소연 기륭전자분회장은 참여연대에 올린 글을 통해 "기륭전자는 여전히 비정규여성노동자들의 목숨은 아랑곳없이 고압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어떻게든 노사간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제3의 회사 신설 및 취업알선 입장에서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노측은 '경영진이 국내 생산공장이 있으면서 없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측은 '그 곳은 생산공장이 아니라 한국 내 AS센터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결렬 원인과 관련, 민노당 관계자는 "돈 문제도 있었지만 쟁점은 경영진이 제시한 신설법인의 존속문제"였다며 "1년 후 복직, 보상금, 생계지원비 등을 일괄적으로 논의했으나 양측의 견해차가 컸다"고 밝혔다.

◇목숨이 위험하다 VS 비방 지나치다

사측은 노측의 비방전이 지나쳐 회사의 존립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기륭전자 관계자는 "분회원들은 매출 90%를 의존하는 미국 시리우스 측에 기륭전자 제품을 사지 말라는 항의메일까지 보냈다"며 "회사를 망하게 하면서 정규직을 요구하는 것은 무슨 의도인가"라고 말했다.


노측은 진보신당 홈페이지 팝업창에도 미국 시리우스에 '항의원정을 가자'는 등의 내용을 올렸지만, 지금은 삭제한 상태다.

노측은 사측이 여전히 비정규여성노동자들의 목숨은 아랑곳없이 고압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김 분회장은 "성실히 교섭하겠다던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위로금을 탐하는 무리로 노조를 매도하는 회사에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분회장의 단식투쟁은 8일로 90일을 맞으며,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손 놓은 중재자들. 해결책은 없나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생명이 걸린 기륭전자 사태를 목도할 수 없다'며 단식에 10일간 함께하는 등 중재 측으로 참여해 협상타결을 이끌었다. 그러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현재는 국정감사 등으로 손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정희 의원실 측에서는 "이정희 의원은 노사간 중재자로 양쪽의 신임을 얻고 있었고, 배영훈 대표와 금속노조를 선의의 협상자로 생각하고 타결에 근접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물리적으로도 중재에 나설 상황이 아니며, 여건이 조성되면 다시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측 협상자로 나섰던 배영훈 대표 역시 8월14일 이후로 당분간 손을 놓은 상황이다. 기륭전자 관계자는 "결렬 후 합의금이 10억원에서 19억원으로 늘어났다고 한다"며 "배 대표 입장에서도 당초 합의문과 위로금 외에 거액의 합의금 지급을 약속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측은 최동렬 회장이 추석 전까지 문제해결을 위해 제대로 된 안을 내놓을 것을 촉구하고 있고, 사측은 8월 14일 합의서 이행과정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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