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활 긍정적 조짐 잇달아

여한구·이학렬 기자 | 2008.09.08 14:36

물가 하락, 소비자전망지수 상승, 미 구제금융 등 호재 이어져

긴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졌던 한국 경제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조금씩 회복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발표 때마다 최악을 기록했던 경기지표는 이달들어 미세하지만 유의미한 반전을 기록했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전망조사에 따르면 6개월 후의 경기 및 생활형편, 소비지출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소비자기대지수가 91.2로 전월(84.6)에 비해 6.6포인트가 상승했다.

지수수준은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가 이전보다는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지수가 100.2로 기준치(100)를 상회해 6개월 후의 소비지출이 현재보다 늘어날 것으로 여기는 이들이 더 많았다.

아직까지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12.8포인트(67.7→80.5),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지수는 5.5포인트(87.5→93.0)가 각각 상승했다.

지난 1일 발표된 소비자물가 조사에서도 고삐 풀린 듯 치솟기만 하던 물가 상승세가 꺽였다.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6% 상승해 7월 상승률(5.9%) 보다 0.3% 하락했다.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2006년11월(-0.5%)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이 처럼 물가가 하락하고, 소비자 경기 전망이 다소 호전된 것은 국제유가가 완연하게 하향안정세로 접어든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때 배럴당 140 달러를 넘보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100 달러에 근접해 있다. 이에 따라 가계에 큰 부담을 줬던 기름값이 대폭 내리는 등 유가하락 효과가 본격적으로 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정부도 유가하락 등에 힘입어 경기가 점차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지난 5일 기자브리핑에서 "10월 이후에는 소비자물가가 안정되고, 유가가 안정되면 4분기 경상수지도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갔던 '9월 위기설'이 잦아들고 있고, 미국 정부가 페니메와 프레디맥에 대한 2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실시한 것도 국내 경기 회복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발 희소식에 힘입어 곤두박질치던 주가가 급반등했고,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는 '약발'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오는 11일로 예정된 10억 달러 규모의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9월 위기설이 공식적으로 소멸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당초 외평채 발행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금융시장이 심리적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미국의 대규모 구제금융이 이를 앞당겼다"면서 "당분간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제일 걱정됐던 물가가 조금씩 잡히면서 금리 상승 요인도 약해져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환율만 안정세를 유지한다면 신정부의 정책효과가 나타나는 내년 초부터는 경기가 완연한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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