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시장 안정계기, 위기 종료는 아직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9.08 09:42

패니매·프레디맥 구제금융 영향은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7일(현지시간)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2000억달러 공적자금 투입이 경제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역사적인 조치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도 곧 안정을 되찾고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구제자금을 투입한다고 하더라도 미국 금융시장의 위기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 구제금융, 금융 시스템 안정에 도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프레디맥과 패니매는 미국 모기지와 주택시장의 중심에 서 있다"며 "이번 정부 관리 체지를 통해 모기지 및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더 나아가 경제와 금융 전망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 정부의 계획에 따라 양대 모기지 업체의 중요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시장 안정과 경제 회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프레스톤 장관도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은 이들 양대 모기지 기관이 효과적으로 기능을 수행하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프레스톤 장관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수백만 미국 가정들에게 모기지 금융을 제공하는 필수 원천이기 때문에 구제금융을 통해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리서치의 수석 부대표인 브라이언 가드너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개입은 역사적인 이벤트로 지난 한세기 동안 정부에 의해 단행된 가장 크고 강력한 구제금융이며 1980년대 주택대부조합(S&L) 위기 때보다 큰 규모"라고 말했다.

캠비어 인베스터스(Cambiar Investors)의 브라이언 배리시 사장도 "미국 재무부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2000억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정부 관리 체제하에 둔 것은 금융 역사상 한 획을 그을 중요한 개입"이었다고 밝혔다.

배리시는 "이번 상황은 베어스턴스 때보다 더욱 심각하고 중요한 일"이라며 "금융시스템의 유동성과 자산 가치를 개선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처드 셸비 미국 앨러배머주 상원의원(공화당)은 "미국 재무부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정부 관리 체제로 둔 것은 이들 두 회사의 구조가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셸비 의원은 "나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금융시스템과 납세자들에 대해 갖고 있는 거대한 위험 때문에 오랫동안 개혁을 주장해왔다"면서 "좀 더 일찍 행동했어야 했더라면 이번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패니매와 프레디맥과 주택 시장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뉴욕 증시 상승 반전 예상

존 컬슨 모기지은행연합회(MB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이번 정부 개입으로 주택 금융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금융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잭 애블린 해리스 프라이빗 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의 패니메·프래디맥 구제안 발표는 미국 증시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스트우드 캐피털의 댄 앨퍼트 운용본부장은 "금융시장은 이번 소식으로 당장 월요일부터 위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따른 주택 금융 시장 안정은 증시에도 큰 호재"라고 분석했다.

◇ 금융위기 끝나지 않았다 우려도

그러나 미국 재무부의 역사적인 구제금융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금융시장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00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리브 그랭거(74) UC 샌디에고 경제학과 교수는 "서브프라임 관련 증권의 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많다. 달이 바뀔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음 달이 되면 또 다른 손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손실의 문제가 얼마나 큰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전세계 금융기관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로 500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반영했다. 미국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경우 막대한 모기지 증권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급기야 전날 정부가 구제 금융을 단행하기에 이르렀다. 모기지 디폴트가 적어도 최근 3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그랭거는 "은행들은 아직 문제가 있는 곳 전부를 '수색하지' 못했다"며 "손실이 어느 정도로 커질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키스 데뷔스 드렉셀파이낸셜그룹 투자전략가는 "100년에 한 번 찾아올만한 금융 위기는 이제 2회 초 상황에 들어섰다"며 "프레디맥과 패니매 공적자금 투입으로 신용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미국 연방정부가 베어스턴스 사태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지원에 나섬으로써 시장 경제가 훼손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 패니매-프레디맥 주가는 급락 우려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주가가 급락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배리시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1, 2달러 이상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웨스트우드 캐피털의 앨퍼트 운용본부장은 "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서겠지만, 패니와 프레디는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모기지 업체 주가는 지난 1년간 이미 90%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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