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역사적 구제금융, 시장영향은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9.08 07:37

패니·프레디에 2000억달러 투입… 금융시장 안정될 듯

7일(현지시간) 미재무부가 단계적으로 최대 2000억달러의 자금을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구제금융 정책에 따라 두 회사의 주가는 대규모 자본금 증식에 따른 주주 가치 희석으로 급락이 불가피하지만 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감을 회복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가 모기지증권(MBS)까지 직접 매입키로 하는 등 적극적이고 확실한 조치를 취하기로 함에 따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1년 넘게 시장을 옥죈 신용경색 패닉은 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채권 보증 방침에 따라 채권단의 손실도 미미할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용감한 선택이었다며 사실상 신용위기 해결을 위한 중대한 개입이 단행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리서치의 수석 부대표인 브라이언 가드너는 마켓워치에서 "역사적인 이벤트다. 지난 한세기 동안 정부에 의해 단행된 가장 크고 강력한 구제금융"이라며 "1980년대 주택대부조합(S&L) 위기 보다 더 큰 구제금융"이라고 말했다.

뉴욕시에 있는 웨스트우드 캐피털의 댄 앨퍼트 운용본부장은 "금융시장은 당장 월요일부터 위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패니와 프레디는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모기지 업체 주가는 지난 1년간 이미 90% 폭락했다.

앨퍼트는 "패니, 프레디는 8일 거래에서 돌처럼 가라앉을 것이다. 정부가 우선주와 보통주 주주들에게 더 많은 자본을 투입키로 했기 때문"이라며 "다만 채권은 정부가 직접 보증하기로 해 미재무부채권보다 조금 더 높은 금리로 거래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반영해 S&P는 재무부 발표 이후 채권 등급을 유지했지만 우선주에 대한 등급은 '정크' 수준으로 강등했다.


S&P는 "정부의 구제금융 조치는 두 모기지 업체가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을 반영한다. 더불어 두 회사는 모기지시장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금융시스템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니와 프레디의 구제금융으로 다른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에 대해 제대로 상각했는지 신뢰의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패니와 프레디의 실패는 생각보다 모기지 손실이 컸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헨리 폴슨 재무쟁관이 신속하게 구제금융을 단행한 것 역시 프레디와 패니의 손실이 예상보다 컸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두 모기지업체가 독자생존을 못하고 결국 구제금융을 받기에 이르렀다며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가 컸던 은행들의 상각이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의심하고 있다.

앨퍼트 운용본부장은 "폴슨은 패니와 프레디의 재무장부를 들여다보면서 예상치 못한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구제금융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여기서 하락을 지속한다면 정부의 손실이 커질 수 있고, 금융시장의 안정도 조기에 이뤄질 수 없다. 따라서 향후 최대 변수는 주택 가격 동향이다. 가드너 부대표는 "주택시장이 안정을 찾는다면 정부가 치를 비용은 줄어들 것이다. 집값 상승 추세가 이어져 신용손실이 커지고 불안감이 확산된다면 국민세금 부담은 점점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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