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어청수 사퇴' 불협화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09.07 14:56

당청·당내 찬반 논란 가열… 공성진, 대통령 사과에 "추석 전 해결 방안 검토"

여권 내에서 또 다시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거취를 두고서다. 당청 간에 다른 기류가 읽히는 가운데 당내에서도 '불협화음'이 빚어진다. 당 안팎에선 여권의 고질인 '소통부재'가 또 재발한 것이란 자조섞인 푸념도 나온다.

한나라당내에선 최근 어 청장의 경질 여부를 두고 '찬반 논란'이 한창이다. 당 지도부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특정인의 인사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므로 당에서 이 문제를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를 비롯,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어 청장 '자진사퇴' 요구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박 대표가 앞서 어 청장의 경질 필요성을 제기한 데 대해 "대표 개인의 생각이었고 많은 의원이나 지도부의 획일적인 생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견임을 전제로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앞장선 기관장을 본인의 유감과 해명에도 불구하고 해임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도 했다. 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 형인 이상득 의원도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 청장이 잘못한 것은 없다. 경찰청장이 (불교계에) 사과는 할 수 있지만 물러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의 측근인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이 의원과 같은 생각이다. 이런 이유로 어 청장 경질 반대 주장에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런 기류와 달리 어 청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다. 나경원 의원은 최근 "어 청장이 자진 사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불심을 달래기 위한 '결단'을 청와대에 촉구했다. 주성영 의원도 공개적으로 어 청장의 경질을 주장했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엇박자가 빚어지자 당내에선 지도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조율된 당의 의견을 청와대에 가감없이 전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의원 개개인의 의견보다는 취합된 입장을 당 대표가 대통령께 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소통 활성화'를 위해 당청 정례회동의 필요성을 거론하는 이도 있다. 이 대통령과 박 대표는 당초 2주마다 정례적으로 만나기로 했으나 지난 12일 이후 한 번도 회동하지 않았다.

청와대의 안일한 상황 인식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 지역 한 초선 의원은 "경질이란 형식이 아니더라도 어 청장이 책임지고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는 게 좋다"며 "청와대가 (촛불정국에서) 초기 대응 실패 등 잘못된 판단으로 고생해 놓고 아직도 민심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공 최고위원은 어 청장의 경질과 함께 불교계가 요구하고 있는 이 대통령의 사과 입장 표명 여부와 관련 "9일로 예정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추석 전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비중 있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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