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선취매에 나서자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9.05 16:44

삼성전자 M&A·연기금 매수로 자신감… FOMC후 반등 기대

평상시 같았으면 3%에 달한 뉴욕증시 마감지수를 보고 혼이 빠졌을 일이다. 1400선을 겨우 회복시킨 마당에 또 다시 터진 뉴욕발 악재는 지수방어 인식 자체를 흔들어버리면서 자포자기성 투매를 불러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개장전 분위기는 달랐다. 미증시 낙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개장초 코스피지수 연저점 붕괴가 불가피하더라도 연기금의 힘으로 만회가 가능하지 않겠냐는 희망이 꺼지지 않았다.

개장직후 코스피 저점이 1393.33에 그치면서 2일 경신한 연저점(1392.55)이 무사히 지켜지자 시장은 힘을 내기 시작했다. 믿었던 연기금이 힘을 쓰면서 1400선이 회복됐다.

여기에 시총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대형 호재가 터져 나왔다. 샌디스크 인수 추진설이 등장하면서 자사주 매입과 비교할 수 없는 폭발적인 재료를 등에 업었다.
-2.33%에서 +4.28%로 6.5%나 급반등하며 10일 이평선마저 돌파해버린 기세에 초반 코스피 1400선 붕괴는 단숨에 잊혀졌다.

외국인이 이날도 2439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14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고 지수선물로도 2340계약을 순매도하면서 사흘째 현·선물 동시 순매도 공세를 펼쳤지만 증시 분위기를 냉각시키지 못했다.

개인이 이틀째 1000억원대 주식 순매수에 나서고 투신권이 5일만에 1015억원의 주식 순매수로 방향을 돌리면서 외국인과 국내세력간의 양분된 대립구도가 조성됐다.
연기금이 5일 연속 증시 수호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 것이 이탈했던 개인과 투신의 매수대열 복귀를 가능케 했다.

이틀전 1159.0원까지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09.9원까지 50원이나 폭락한 점도 위기상황 종료를 뒷받침했다. 국채선물도 105.81로 3일 연속 상승하며 외환과 채권시장의 안정세를 대변했다.

대만 가권지수가 4일 연속 연저점 경신의 나락에 빠졌고 중국 상하이 및 선전지수가 또 다시 연저점을 새로 쓴데다 싱가포르 증시도 이틀째 연저점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 증시 초토화 속에서도 코스피지수 낙폭이 가장 적었다.

코스닥지수는 이런 와중에서 사흘 연속 상승세를 구가했다.

미국이나 중국 증시 어느 쪽이라도 흔들릴 경우 하락세를 보였던 한국 증시가 분명 새롭게 태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시는 꿈을 먹고 사는 곳이고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것은 심리가 절반이라는 데 이같은 분위기 반전으로 추세반전을 위한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설사 8월 고용지표 발표 후 미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더라고 코스피와 미증시간에 10% 넘게 벌어진 디커플링분이 충격완화 효력을 발휘한다면 미증시 하락을 악재로 단정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 된다.

한국 증시에는 밝은 미래가 담보돼 있다. 10일 채권만기와 11일 쿼드러플위칭만 지나면 악재가 완전 소멸되는 것이기 때문에 추석후 예정된 미FOMC(공개시장회의) 이후 주가 상승을 예상하면서 선취매수에 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에 성공한다면 그보다 더한 호재는 없는 것이며 설사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자사주 매입과 같은 소극적인 주가 부양책의 일환이 아니라 신성장 동력을 위한 M&A(인수합병)에 적극 나서는 등 전략에 큰 변화가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어느 쪽도 호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시장 분위기가 이처럼 좋은 쪽으로 바뀐다는 것은 추세가 반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주가 폭락의 아픔을 겪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 두산그룹, 동부그룹, STX그룹, C&그룹 등도 비상식적인 낙폭 만회과정에 돌입하면서 근거없이 떠돌던 재무리스크 우려감이 신기루처럼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수 저점에서 추세반전은 예상치 못한 주도주의 출현으로 시작되는 데 이번에도 같은 경우가 아닐까 본다"면서 이틀 전에 연중 저점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재야고수들의 얘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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