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샌디스크 인수 검토 속내와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8.09.05 12:35

로열티 비용 절감·기술력 강화·도시바 견제 등 1석3조..걸림돌도 적지 않아

삼성전자가 플래시 메모리카드 1위 기업인 '샌디스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삼성전자 측은 검토 초기 단계에서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인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수에 성공할 경우 플래시 메모리 기술력과 시장 장악력이 한층 높아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삼성전자는 5일 샌디스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수시 1석3조= 샌디스크는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플래시 분야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도 샌디스크에 연간 4억 달러에 달하는 로열티를 지불할 정도이고 하이닉스반도체도 샌디스크에 로열티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그동안 샌디스크에 지불하는 로열티가 너무 많아 여유 있을 때 인수하지 못한 것을 후회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인수하게 되면 우선 막대한 로열티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샌디스크가 보유한 다수의 특허 기술을 활용해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뒤쫓고 있는 일본 도시바를 견제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샌디스크는 지난 2000년부터 도시바와 손잡고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바와 샌디스크는 2000년 200mm 웨이퍼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플래시비전'을 설립한데 이어 이후 2004년과 2006년에는 각각 300mm 웨이퍼 라인을 세웠다. 또 올 초에는 두 회사가 1조4000억엔을 공동 투자해 일본에 낸드플래시 공장 2곳을 추가로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수 가능성은?= 샌디스크는 지난 2분기에 적자전환하며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세계적인 플래시 메모리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이 때문에 현재 샌디스크의 시가 총액은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샌디스크는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SD) 사업이 예상만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샌디스크는 지난 2006년 SSD에 사용되는 컨트롤러 제조기업인 이스라엘의 '엠시스템즈'를 16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SSD 사업을 강화해 왔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이용한 저장장치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이다.


최근 샌디스크의 상황을 감안하면 지금이 삼성전자에게는 샌디스크 인수 적기인 셈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M&A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선 상태다.

다만 삼성전자의 인수 성사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들이 삼성전자의 샌디스크 인수를 그냥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함께 HDD 시장 1위 기업인 '씨게이트'가 샌디스크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기에 인수설이 초기에 흘러나가면서 샌디스크의 주가 상승이 부담이 될 전망이다. 4일 종가 기준으로 샌디스크의 시가총액은 30억2864만 달러다.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30% 가량의 지분을 인수할 경우 1조원 가량이 소요된다.

다만 외국기업의 경우 지분인수와 경영권 분리로 인해 추가 지분을 시장에서 공개매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LS의 수피리어에섹스 인수, 두산의 밥켓 인수, STX의 노르웨이 아커야즈 인수의 경우도 잔여지분의 공개매수가 필요했다.

주가가 급등할 경우 인수 비용은 더욱 늘어나게 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샌디스크와 공동 공장을 운영하는 도시바의 행보도 관심이다. 삼성전자가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인수 이후 낸드플래시 및 메모리카드 시장점유율 증가에 따른 반독점(안티트러스트) 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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