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80달러 되면 좋아질까?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09.04 14:32

"80달러면 충격 벗어나…일자리 감소 복병"

150달러를 넘보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근접했다. 주가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고유가가 완화된 것이다. 급락한 유가는 경제와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증시는 여전히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허리케인 구스타프도 미국 뉴올리언스의 정유시설에 큰 피해를 주지않고 지나갔고 유가가 대세하락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가하락의 주원인이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감소라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또한 '고유가 충격'을 벗어나기엔 배럴당 100달러로는 충분치 않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유가보다 소비에 더 영향을 미치는 고용시장이 회복돼야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유가 충격' 벗어나려면 80달러까지 하락해야
CNN머니는 3일(현지시간) "원유가격이 7월중순 고점 대비 25% 이상 하락했고 휘발유도 10% 이상 하락했지만 기뻐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배럴당 108달러는 여전히 1년전에 비해 50%나 비싼 수준이고 갤론당 3.68달러의 휘발유가격도 3분의 1 이상 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의 데이빗 레슬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6개월전 지금 수준의 가격대는 터무니없이 비싼 것으로 여겨졌다"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완화될 수 있는 수준까지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유류 구입에 연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고유가의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되려면 유가는 훨씬 더 하락해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트로이트의 자동차업계를 보면 실제로 유가하락의 영향은 크지 않은 듯 하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연료소비가 많은 SUV, 트럭을 기피하고 있어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업체들은 암울한 월간 판매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존행콕 파이낸셜 서비스의 오스카 곤잘레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여름 원유, 가스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세금환급의 효과는 소멸돼버렸다"며 "실제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수준까지 유가가 더 떨어져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적절한 유가 범위를 배럴당 80~90달러로 제시하고 "만약 유가가 80달러까지 하락한다면 글로벌 경제가 현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톤 앤드 매카시 리서치 어소시에이츠의 케네스 킴 애널리스트는 향후 수개월의 허리케인 시즌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유가가 몇개월 내에 8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가하락의 '부정적 신호'도 무시 못해
그러나 유가가 추가로 하락하더라도 그 영향이 꼭 긍정적으로 나타나지만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그중 최근 유가하락의 많은 부분이 세계 경제의 침체에서 기인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가하락이 긍정적인 점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수요가 감소하면 미국 내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수요감소는 더 나아가 미국 경제가 십중팔구 침체로 접어들었고 다른 국가들도 곧 뒤따르게 된다는 반증이어서 부정적인 면도 크다.

케네스 킴은 "최근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에겐 부정적인 면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미 7월까지 46만3000개 일자리가 줄었다고 발표했고 경제학자들은 8월에 7만5000개가 추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명심해야 할 것은 아무리 유가가 계속 하락한다고 해도 일자리의 감소를 막지 못한다면 '저유가'의 혜택은 소멸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안개속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데이빗 레슬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소비자들은 유가가 계속 낮아질 것으로 생각지 않으며 향후 수개월간은 위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유가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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