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갈등, 현대차 또 세우나

머니투데이 이진우 기자 | 2008.09.04 11:13

노조 임금협상안 찬반투표 돌입… 반대계파 "부결" 주장 혼란 우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가 지난 2일 노사가 합의한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노조는 4일 오전 6시부터 야간 퇴근조를 시작으로 총 4만5000여 조합원들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투표 결과는 4일 밤 늦게, 또는 5일 새벽께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 힘겹게 진행된 임금협상을 최종 마무리하고 경영에 매진할 수 있는 반면, 부결 될 경우 또다시 협상을 벌여 새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노조는 2000년과 2001년 2년 연속으로 잠정 합의안을 부결시킨 전례가 있는데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도 극심한 '노노갈등' 속에 합의안에 반대하는 계파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부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노사가 우여곡절 끝에 마련한 잠정합의안을 노조측이 이번에도 부결시킬 경우 '귀족노조의 전형'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합의안 자체 보다는 '노조 내부의 계파간 갈등'이 부결여론을 확산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더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심지어 "노사 합의보다 '노노간 합의'가 더 어렵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 현 노조 집행부에 반대하는 5개 현장 조직들이 결성한 ‘현장실천단’은 이미 임금협상안의 조합원 찬반투표를 부결시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각 사업장에 배포한 유인물을 통해 “이번 합의는 조합원 염원을 무시한 밀실 교섭이기 때문에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주간 2교대 제도 역시 주간8시간+야간8시간, 2009년 1월1일부터 전면시행 등의 합의안이 아니면 전면 재교섭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합의안 부결 여론을 확산시킨 뒤 투표결과가 부결로 나타날 경우 집행부 퇴진압력까지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반대계파의 부결운동이 조합원 찬반투표에 얼마나 반영될 지는 미지수지만 내부적으로는 투표결과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윤여철 현대차 사장은 담화문을 통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는 예년 수준 못지 않은 임금과 성과금을 제시했고 주간연속2교대에 대해서도 결단을 내렸다”며 “교섭을 타결해 노사가 한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찬반투표 가결을 호소했다.

노조 집행부 역시 “다소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최선을 다한 합의 결과"라며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합의안 내용에 대해 자세한 해설을 덧붙이는 등 조합원들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노노갈등이 예년에 비해 더 심해지면서 현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며 "내년 주간 2교대 제도 도입이 맞물려 있어 퍼주기 논란을 무릅쓰면서까지 양보해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는데 이를 부결시킨다면 안팎의 큰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합의안이 부결되면 재협상의 우려를 떠나 노노 갈등이 더욱 심화되면서 노조 내부의 조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혼란이 초래 될 것"이라며 "시대에 동떨어진 귀족노조의 이같은 내부갈등은 노사 모두는 물론 국가경제적으로도 커다란 손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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