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경기 우려가 지표개선 희석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9.04 05:58

'베이지북' 경고음… 기술주·상품관련주 약세

뉴욕 증시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달러강세, 예상보다 호전된 공장주문이 호재가 됐지만 기술주와 상품관련주의 하락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오후들어 발표된 연준의 베이지북이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재부각시키며 지수 발목을 잡았다. 자동차 업체들의 8월 매출이 사상 최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점도 경기침체 우려를 가중시켰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5.96포인트(0.14%) 오른 1만 1532.88을 기록했다. 반면 S&P500지수는 2.59포인트(0.20%) 내린 1274.98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소는 15.51포인트(0.66%) 내린 2333.73으로 장을 마쳐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S&P500 10개 업종 가운데 정보기술(IT), 유틸리티, 에너지 업종의 하락폭이 컸던 판면 금융주와 임의 소비재는 강세권을 유지했다.

◇ 자동차 판매 '최악'수준...유가하락으로 주가는 강세

이날 발표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8월 판매실적은 휴가철 수요에도 불구,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경기침체 우려를 가중시켰다.

미 최대 자동차회사인 제네럴모터스(GM)는 3일(현지시간) 지난달 판매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20.3% 급감한 30만7285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지난달말부터 시작된 '직원가격 할인판매' 행사 덕에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28.8% 감소)보다는 양호한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GM은 공격적인 마케팅의 영향으로 3분기 판매 예상치를 상향한다고 밝혔다. 유가하락세까지 더해지며 GM주가는 전날에 비해 5.8% 급등하며 블루칩 강세를 주도했다.

포드 자동차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6.6% 급감한 15만569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는 20.9% 감소할것이라던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에도 훨씬 못미치는 것이었지만 주가는 유가하락 덕에 1.3% 올라섰다.

반면 기술관련주는 지난주후반 이후 지속되고 있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칩 메이커 인텔 주가가 4.6% 떨어지며 기술주 부진을 견인했다.
평면 TV용 유리를 생산하는 코닝도 3분기 매출과 순익 전망치를 하향하면서 주가가 12.6% 급락, 관련 종목 약세를 주도했다.

◇암박↑, 금융주 강세 견인

이날 세계 2위 규모 채권 보증업체인 암박은 지방채 사업을 승인 받았다는 소식에 22.35% 급등, 금융주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이날 암박은 신설 자회사인 '코니 리'를 통한 8억5000만 달러 규모의 지방채 보증사업을 승인받았다.

시티그룹이 2.83%, J.P모간이 1.93%, AIG가 3.86% 올라서는 등 금융주는 반등세를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크레디트스위스(CS)가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 한때 약세를 보였지만 1.39% 상승세로 마감하는데 성공했다.

국책 모기지 업체 패니매는 1.48% 하락한 반면 프레디 맥은 3.86% 상승, 두 회사 주가가 '독자생존론'에 힘입어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오스프레이 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최대 규모 헤지펀드가 올들어 38%의 손실을 기록, 청산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헤지펀드를 청산키로 한 오스프레이의 최대주주인 XTO에너지는 0.4% 약세를 보였다.
반면 리먼 브러더스는 한국 산업은행 등과의 인수협상 관련소식이 이어지면 주가가 5.02% 올랐다.

이밖에 중국 음료업체를 인수키로 한 코카콜라는 0.6% 하락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카콜라가 중국 베이징소재 음료업체인 휘위안 주스를 24억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 유가, 닷새째 하락..달러 강세는 주춤

국제유가가 닷새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허리케인 구스타프 피해를 우려, 가동을 중단했던 정유시설들이 재가동을 시작하고 미 에너지부가 멕시코만의 생산 차질을 보충하기 위해 비축유를 방출할 것이라고 발표한 영향이 컸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6센트 떨어진 109.35달러로 마감했다.
장중한때 WTI는 배럴당 107.60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장후반 낙폭을 좁혔다.

이로써 WTI는 5일간 7.5% 내려섰다.

미 에너지부는 이날, 시트코로부터 25만배럴의 비축유 지원을 요청받았으며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화도 유로대비 강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오후들어 주요통화대비 혼조세로 돌아섰다.

3일(현지시간) 오후 3시38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16센트(0.11%)떨어진 1.450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 파운드 환율 역시 0.37%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1.43달러대까지 하락, 7개월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연준이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가 침체를 지속하고 있으며 고용이 위축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하락폭이 축소됐다.

엔/달러 환율은 0.43엔(0.4%) 하락(엔화가치상승)했다. 미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엔 캐리 트레이딩 청산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6개국 주요통화대비 달러인덱스(DXY)는 0.3% 하락한 78.02를 기록중이다.

◇ 공장주문 호재, '베이지북'에 희석

미국의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7월 공장 주문(제조업 수주)이 1.3% 증가, 블룸버그 조사 전문가 예상치인 1.0% 증가를 웃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증시에 호재가 됐다.

미 상무부는 7월 공장 주문이 전월대비 1.3% 증가, 지난 6월 2.1% 증가(수정치)에 이어 5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반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은 경기침체를 경고했다.
해외 주문은 여전히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몇몇 지역에서는 수출이 제조업을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수출 역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연준은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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