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기부금 '가방 한 개 값'

백진엽 기자, 박희진 기자, 사진=송희진 기자 | 2008.09.04 09:04

[명품의그늘<中>]루이비통, 순익124%↑ㆍ기부금 비중은 0.00194%에 불과


지난해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은 1689억원. 루이비통 핸드백 평균 가격을 100만원으로 잡아도 지난해만 16만개가 한국에서 팔렸다. 주 고객층인 20~50대 여성 1130만명(25세~54세, 2005년 기준) 가운데 1.4%, 즉 성인여성 100명 가운데 1명꼴로 지난해 루이비통 백을 사들인 셈이다.

오죽했으면, 선진국 여성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인 루이비통 스피디백이 한국에선 '3초백', '지영이백'으로 불린다. 길거리에 다니면 '3초'에 한번 씩 볼 수 있다 해서 3초백이고 '지영이'라는 이름만큼 흔하다는 뜻에서 '지영이백'이란다.

루이비통의 모기업인 LVMH는 1987년 코냑으로 유명한 모에 헤네시스와 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LVMH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으로만 8억9100만유로(14억달러, 1조4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동기대비 7% 신장세다. 상반기 매출은 77억8000유로(122억달러,12조원)으로 5% 증가했다. 루이비통백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브라질, 중동 등 신흥시장에서 25~60%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LVMH 매출 신장세를 주도했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새로운 루이비통 황금시장으로 부상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689억원으로 전년대비 39% 증가했다. 이익 증가율은 더욱 화려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41억원, 순이익은 175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75%, 124%나 급증했다. 2006년에도 매출이 전년대비 35% 증가한 것은 물론, 영업이익, 순이익은 82%, 9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국 여성들이 이처럼 열광하며 돈을 쏟아 붓고 있는 루이비통은 기업으로서 한국경제에 얼마나 기여할까? 소비는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미덕이라고 하지만 루이비통의 경우엔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지난해 매출중 1000억원 해외 유출=루이 비통코리아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매출 1690억원중 1033억원이 매출원가였다. 해외에서 제품 을 사와 국내에서 파는 루이비통코리아의 사업구조 상, 매출원가는 대부분 해외 계열사에 지급하는 제품 대금이다. 실제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원가 중 1002억원이 '루이비통홍콩'에 지급한 매입 대금이다.

결국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 증가는 국내 경제에 기여한다기 보다는 고스란히 LVMH그룹 해외 계열사들로 넘어간 것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소비가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국내에 제조기반이 있는 기업의 제품에 한한 것"이라며 "루이비통의 판매 증가가 국내 경제에 기여하는 것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며 오히려 국제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말했다.

◇루이비통, '사회적 책임'(CSR)에는 콧방귀='지속가능한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루이비통의 감사보고서상 기부금란은 '0'으로 채워져 있다. 그나마 2006년엔 235만원을 기부한 적이 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기부금 현황을 보면 2001년, 2002년, 2004 년에는 '0'이고 2003년(579만원), 2005년 (125만원), 2006년(235만원)엔 매출대비 0.001% 수준이다. 2006년 기부금 235만원은 매출액 대비 0.00194%에 불과했다. 2006년 기준 국내 상장사들의 평균 기부금 비중은 매출 대비 0.21%다.

박주혜 루이비통코리아 이사는 "한국에서 창출하는 고용 효과가 있으며 이제 국내 진출한 지 10년이 좀 넘었고 자리를 잡고 있으니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