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 "정치는 타협"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8.09.03 15:53

[나에게 정치란] "대선주자라면 업적 있어야"

▲민주당 대표실 제공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지난 2005년을 자주 떠올린다. 그 해 행정복합도시특별법, 과거사법, 사학법 등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 때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원내 사령탑이 정 대표였다.

과거사법 처리는 난산이었다. 과거사 관련 조사 대상과 조사위원 선정을 놓고 여야간 힘겨루기가 이어졌고 법안은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우리당 내부 진통은 심각했다. 여당으로선 한나라당 입장을 어느 정도 수용해야 했지만 당시 개혁 성향 초선이었던 임종인, 정청래 전 의원 등은 "후퇴는 있을 수 없다"며 여야 협상안을 완강히 거부했다.

정 대표는 곤혹스러웠다. 4대 개혁입법 좌절로 패닉 상태에 빠졌던 당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정 대표로서는 어떻게든 당을 추슬러야 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정 대표는 대화를 통한 타협에서 해법을 찾았다. 그는 "누더기법은 필요 없다" 는 젊은 의원들에게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설득했다. 당 밖에서도 타협은 계속됐다.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와도 끊임없이 조율하며 절충점을 찾았다.

그의 뚝심도 한 몫 했다. 강경파들의 반발이 극심했지만 정 대표는 "야당과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그 해 5월, 여야는 마침내 과거사법 합의안을 마련했다.

정 대표는 지난 2007년 한번 더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냈고 지난 7월엔 민주당의 새 사령탑에 올랐다. 정권은 바뀌었고 그는 여당 의장에서 야당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정치의 요체가 '타협'(compromise)이란 소신은 여전하다.


"과거사법 처리할 때 (강경파 의원들이) 그러느니 차라리 안하는 게 낫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랬지요. 운동이면 그렇게 하겠지만 정치는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게임이 아니라고. 나중에 그 의원들에게 '지금도 그러느니 차라리 안하는게 나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이제는 아니랍니다."

정 대표는 당시 당내 강경파의 극심한 반발에도 야당과 타협의 끈을 놓지 않았던 진짜 이유도 털어놨다. "솔직히 재집권은 어렵다고 봤어요. 지금 와서 과거사법을 바꾼다고 해보세요. 그 때만큼 될까요. 그 때 그만큼이라도 안 했으면…."

정 대표는 요즘 고민이 깊다. 소수야당으로 거대여당에 대항하는 한편 좀처럼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당 지지도를 올리는 일도 급선무다. 상황이 녹록치는 않지만 그는 긍정적이다.

"야당 대표는 여당 대표와 달리 스스로 결단해 움직인다고 할까요, 훨씬 운신의 폭이 넓어요. 2007년에는 당의 문을 닫는 역할이니까 얼마나 괴로웠겠어요. 지금은 2년 임기도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선 어떤 느낌일까. 정 대표는 신중했다. "야당 대표니까 차기주자로 거론되는 거죠. 그런데 대선후보라면 누구나 업적이 있어야 합니다. 정치인이면 정치인으로, 기업가면 기업가로."

'이명박'하면 떠오르는 '청계천'처럼 대선주자에게 치적이 필요하단 얘기다. 정 대표 본인에겐 무엇이 있을까. "확실한 양당체제를 만들어 보일 생각입니다. 올해 안에 민주당 지지율을 20%대로 올려놓는 것도 목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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