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은행이 흔들린다

더벨 황철 기자 | 2008.09.03 13:39

건설부동산 거품 붕괴 … 은행 신용도 하락, 시장 '불신' 팽배

이 기사는 09월03일(13:1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들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2005년 이후 가계·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대출대전'으로 외형을 급격하게 키웠지만,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은행의 '신용'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채권시장에서 국내 은행들은 이미 'AAA' 신용등급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예금 대신 은행채 발행에 집중하면서 조달금리가 하염없이 오르고 있어, 유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부동산 관련 대출비중 또한 크게 높아져, 부동산가격 하락과 건설사 자금난으로 부실여신을 대거 떠안을 가능성도 농후해 졌다.

은행 자산확대 경쟁 '후폭풍'

현재 은행 위기론의 본질은 건설부동산업의 거품 붕괴와 맥을 함께 한다. 시장은 건설부동산업이 심각한 위험에 빠지자, 두 산업(은행·건설)을 신용위험이라는 끈으로 연결짓기 시작했다. 수년간 ‘돈’을 매개로 '뗄 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온 이들에게 어쩌면 당연한 평가로 보이기도 한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최근 ‘은행 대전 이후’라는 리포트를 통해 건설부동산 버블 붕괴와 은행의 신용 위험을 심도있게 조망했다.

윤영환, 길기모 위원은 3년간에 걸친 은행의 대대적 자산 확대 경쟁이 회사채 시장 위축, 건설부동산업 편중 성장의 진원지가 됐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또 은행이 과도한 대출을 매우기 위해 자본시장 의존도를 확대(채권, CD 발행 등)하면서, 신용 위험을 자초했다고 진단했다.



윤 위원은 은행 신용도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건설부동산업에 대한 과도한 익스포져를 꼽고 있다.

그는“은행대전은 2005년 말 회사채 시장 교란을 계기로 대기업 사모사채 인수로 확대됐고, 2006년 건설부동산 대출로 폭을 넓혔다”며 “심각한 점은 건설부동산업의 과도한 신용노출과 은행의 높은 자본시장 의존도가 민감하게 상호작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은행의 시장성 수신규모는급격하게 늘고 있다.원화예수금 비중(시중은행 기준)은 2003년 말 55.2%에서 2007년말 42.2%로 줄어든 반면 은행채와 CD 비중은 11.9%에서 20.7%로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최근 은행채 스프레드가 기록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안정적 채권으로 분류되는 은행채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은행 신용에 대한 투자자의 믿음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

은행채 스프레드 확대 왜?

그러면 올들어 은행채 시장이 극심한 수급불균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윤 위원은 건설PF 이슈가 은행채 신용도를 떨어뜨렸고, 외국계 투자기관의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한국적 투자기준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았던 건설부동산 관련 신용 리스크가 글로벌 기준에서 보면 전혀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된다”며 “이런 이유로2007년 후반부터 외국계의 은행채 수요이탈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그 이후부터 은행채 스프레드는 국제 금융시장 동향과 건설부동산 시장 동향 등 두 가지 요인에 의해 등락을 거듭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건설PF만이 아니다.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인한 관련 여신의 총체적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산업대출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부동산 대출이 심각한 수준의 신용 부담을 줄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 위원은 “토지 거품(건설부동산 기업)은 차주의 레버리지가 높고, 미실현 개발이익에 대한 기대가 자산가격에 선반영 되기 때문에 손실 위험이 크다”면서 “토지 수용을 비롯해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발생한 초과비용이 상당부분 토지가격에 반영된 결과”라고 전했다. 또 “개발계획이 취소 또는 장기 지연될 경우 토지의 자산 가치 유지가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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