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설' 그룹株 반등…"투심 안정됐다"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08.09.03 11:38

"기업들 평소에도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제공해야"

최근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리면서 급락했던 중견그룹 계열사들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증시 반등을 이끌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그동안 인수합병(M&A), 유상증자 등 자금과 관련된 소식에 과민하게 불안해했던 투자심리가 점차 안정되면서 주가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3일 국내 증시에서 금호아시아나, 두산, 동부, 코오롱, STX 등 최근 급락했던 그룹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상승중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금호석유가 7% 이상 오르는 것을 비롯해 금호산업, 금호종금, 아시아나항공 등 전 계열사 주가가 최소 2% 이상 상승하고 있다.

두산그룹 계열사들도 두산건설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이 4% 내외의 오름세이고, 두산삼화왕관 등도 1% 정도 오르고 있다.

전날 동부생명에 대한 유상증자 소식으로 급락했던 동부그룹주들도 반등중이다. 동부제철이 9% 이상, 동부화재, 동부증권, 동부건설 등 나머지 계열사들도 1~2% 정도 상승세다.

코오롱그룹과 STX그룹 계열사들도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이규선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최근 주가가 급락한) 상당수 그룹들이 과거 확장을 많이 하면서 자금 수요가 있었던 그룹"이라며 "최근에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자금에 대한 부분이 과도하게 시장의 우려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그룹들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증시 상승으로 투자심리도 다소 안정되면서 이날 반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그룹들도 그동안 급락은 억울한 일이고, 이날 반등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임추섭 코오롱그룹 이사는 "코오롱그룹은 M&A 등 과도한 확장도 없었고, 그동안 구조조정을 잘했던 그룹으로 알려졌다"며 "또 올해 코오롱, 코오롱건설 등 계열사들의 실적도 좋아지면서 자금에 대한 문제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임 이사는 "단지 시장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던 것이고, 재무구조 등이 건실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라며 "또 급락할 때도 그룹 사정을 잘 아는 기관들은 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시 급락의 발단이 됐던 대우건설 풋백옵션에 대해 전혀 문제될 것이 없고, 중장기 자금조달 비전을 통해 위기설에 대해 근거없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STX그룹 역시 강덕수 회장이 직접 나서서 유동성 위기설을 진화했고, 두산그룹도 그룹차원에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해명에 나섰다.

증시에서는 이번 급락과 관련해 해당 그룹들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과도하게 하락했고 반등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그룹주 급락 사태와 관련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평상시에도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두산그룹의 경우 갑작스럽게 미국법인에 출자를 한다는 것이 급락의 발단이 됐는데 이같은 불투명한 정책 결정이 증시의 신뢰를 잃게 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달 29일 계열사 주가가 하한가로 추락하자 그룹에서 급하게 설명회를 열고, 추가 증자 계획은 없다고 했지만 당시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번 증자도 갑자기 내놓았는데 추가 증자가 없다는 그룹의 말을 어떻게 신뢰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는 고스란히 주가로 반영, 설명회 이후인 1일과 2일에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물론 이번 사태는 그룹의 펀더멘탈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주가의 움직임은 다 이유가 있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들은 투자자에게 보다 투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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