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에서 작품의 순환주기를 대략 10년 내외로 본다. 19세 때 세계적인 화상 볼라르(Ambroise Vollard, 1866~1939)를 만나 첫 전시를 시작한 가난했던 피카소는 그로부터 10년 만인 28세부터 가난에서 벗어나게 된다. 세계적인 화가인 피카소 역시 미술시장의 10년 주기를 6회 이상을 반복하였다.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1986년 아시안게임을 중심으로 활성화 되었다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는다.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다가 2007년에 이르러 사상 최고의 미술시장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매출 신장세는 향후 몇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를 미술시장의 태동기였다고 본다면 현재는 성숙기에 접어드는 단계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10년의 주기가 반복되는 미술시장에서 어떤 화가의 작품이 여전히 거래되고 있다면 그 화가는 성공한 예술가다. 누군가 미술품 투자로 대박을 꿈꾼다면 10년이 안 된 작가의 작품을 30년은 지켜봐야 한다. 싸면서 돈 되는 미술품은 없기 때문이다. 600원하던 박수근도 50년 만에 45억 원이 되었다.
화가들은 첫 전시가 시작되면서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간다. 처음과 두번째는 아는 사람에게 팔고, 세번째부터는 불특정 다수에게 유통시켜야만 한다. 비록 세번째 전시에서 실패를 경험하였더라도 한두번 더 전시를 연다. 여기까지가 대략 10년 정도 걸린다. 이때부터는 화가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예술가로서 예술작품으로 승부해야 한다. 친해서 매입해주는 시기를 지났기 때문이다.
30년 이상을 작품에 매진해도 미술시장에 유통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술품의 가치는 나이순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화려한 전시 경력이나 예술가 자신의 사회적 명성에 비례하여 작품이 유통되지 않는다. 명성과 대비하여 작품 가격만 몹시 비싼 화가들도 많다.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화랑가에 매입의사를 물어보라. 가격과 상관없이 매입의사를 밝히면 미술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작품이다.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명성에 비해 작품가격이 낮다는 것도 문제지만 미술시장에서 10년이 채 되지 않은 작가의 작품 가격이 수천만원 한다면 이 역시 재론의 여지가 있다. 소위 말하는 작전세력이 있어 갑작스레 가격이 오른 것인지도 모른다. 피카소와 같은 천재적인 화가라면 데뷔 후 5년이 안되었어도 비싼 가격에 매입하여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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