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9월 위기설은 허구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9.02 16:43
"9월 위기설은 한마디로 '허구'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이렇게 잘라말했다.

그는 "최근 주가 급락은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한 일부 대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탓이 크다"며 "그러나 이는 해당 기업과 채권은행, 금융당국이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신 차관보는 "대기업 부실이 은행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우리나라 은행들의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외화차입 회수에 대비할 은행들의 외화유동성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국고채에 대해서는 상환자금이 이미 확보돼 있다"며 "국채 상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현직 관료 가운데 최고의 금융전문가로 꼽히는 신 차관보를 만나 '9월 위기설'과 관련, 현재 국내외 금융상황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 국채의 9월 만기 집중이 처음 '9월 위기설'을 불러왔는데.
▶ 국채 상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 '9월 위기설'이라면 그것은 허구다.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국고채 약 19조원 어치에 대해서는 상환자금이 이미 확보돼 있다. 국채 상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다.

-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
▶ IMF가 권고하는 적정 외환보유액은 3개월치 경상지급액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액은 1400억달러 수준이다(지난달말 외환보유액은 2432억달러였다). 외환보유액 대비 만기도래 1년 이내 유동외채 비율은 6월말 86%다. 은행 또는 기업이 갚을 능력이 없고, 외채가 일시에 빠져나가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대응이 가능하다.


-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 두산그룹 등 대기업 자금악화설과 함께 주가가 급락하면서 '9월 위기설'의 중심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옮겨왔는데.
▶ 주가 급락은 대규모 M&A를 한 일부 대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탓이 크다. 그러나 이는 해당 기업과 채권은행, 금융당국이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문제다.

국내 금융시장의 문제는 해결할 수단이 많다. 해당 대기업들을 보면 처분할 수 있는 우량자산이 많다.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기업부실 문제에 대해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또 최근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이 과거 외환위기 때 쓰러진 기아자동차, 한보철강만큼 국가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은행권의 여신 규모도 크지 않다.

설령 해당 대기업에 돈을 빌려준 채권은행에 대해 외국인들의 차입금 회수가 시작되더라도 은행들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 은행들의 단기 외화유동성은 충분하다. 무디스도 최근 우리나라 은행의 건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 글로벌 달러 강세를 타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데
▶ 미국의 경기는 생각보다 좋은 반면 일본과 유로지역의 경기는 상당히 안 좋다. 게다가 여전히 금융불안이 심해 '그래도 믿을 것은 달러 밖에 없지 않느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달러가 강세로 가는 것 같다. 강달러 추세가 얼마나 갈 것인지는 전망하는 사람마다 다르고 예측하기 어렵다. 어느 정도는 가지 않겠냐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다.

- 환율이 오르면 물가상승 부담도 높아질 수 있는데
▶ 환율이 오를 경우 물가에 부담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 국제유가는 떨어진 만큼 각각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분석이 필요하다. 환율 정책은 '물가안정'과 '국제수지'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추구하면서 운용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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