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인수?" 손사래 치는 은행들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8.09.02 16:52

산은 컨소시엄 언급에 "여력 없다" 협상 부인

리먼브라더스 지분 인수를 위해 물밑협상을 벌여오던 산업은행이 컨소시엄 대상으로 국내 은행을 지목하면서 불똥이 국내 시중은행으로 튀었다. 하지만 민감한 '딜'을 앞두고 은행들은 협상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리먼 지분 인수 협상과 관련해 국내 시중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위험을 분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민유성 산은 행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국내은행) 여러 곳과 얘기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입에 오르내린 곳은 우리·하나 은행 정도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산은이나 리먼으로부터) 오퍼를 받은 적도 없고 진행 중인 내용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유는 하나. "여력이 없다"는 대답이다.

다른 대형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부실가능성이 있는 미국 투자은행(IB) 인수보다는 각자 떠안은 현안이 더 시급하다는 이유다. 불투명한 세계경제상황과 리먼의 추가부실 가능성도 은행들을 주저하게 만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리먼의) 부실이 얼마인지 확인도 안 됐는데 누가 먼저 발을 담그겠느냐"며 "대박일 수도 있지만 리스크가 워낙 높기 때문에 반대급부로 보면 깡통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놨다.


리먼을 공동으로 인수하더라도 리먼이 주인보다 위에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격은 매력적이지만 인수 하더라도 누가 리먼을 컨트롤할 수 있느냐는 우려 때문이다.

아직 협상 중인 딜이라는 점도 은행들로선 조심스럽다. 자칫 협상 상황이 외부로 새어나가면 리먼과의 가격 협상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 민 행장은 이와 관련해 "가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진행상황을 단언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직 협상중이기 때문에 노코멘트하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다만 리먼 인수에 대한 정부와의 의견차는 다소 누그러진 듯 보인다. 민 행장은 "1일 전광우 금융위원장과 만나서 다 얘기했다"며 "정부 입장이 문제될 것은 없다"며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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