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환율, 1134원으로 '펄쩍'

머니투데이 이윤정 기자 | 2008.09.02 15:46

이틀간 45원 뛰며 3년10개월 최고치… 당국 실개입 없자 장 막판 10원↑

달러/원 환율이 또 폭등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한 환율은 이번 주에만 45원 오르며 단숨에 1130원 위로 올라왔다.

장 초반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이후 당국 눈치보기가 극심해졌지만 기다리던 당국의 물량 개입이 없자 역외를 중심으로 한 달러매수세로 환율이 급등했다. 장 마감 전 20분 사이에만 환율은 10원가량 폭등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8원 상승한 1134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2004년 10월 25일 1135원 이후 3년10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참가자들이 제시하고 있는 1차 저지선인 1140원에 바짝 다가섰다.

출발은 하락이었다. 1116원에서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1109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전날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환율 안정에 대한 외환당국의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차관이 이날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국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외환시장에서 심리적 쏠림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며 "외환당국의 능력을 의심하지 말라"고 밝혔다. 시장참가자들은 이 같은 발언을 강력한 시장 개입 의지로 받아들였다.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외환당국의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이날 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개입 규모에 대해서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동안 달러/원 환율은 전날종가보다 조금 낮은 수준인 1115원근처에서 횡보했다.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의 개입을 경계하면서도 달러 매도가 사라진 장에서 조심스럽게 환율을 끌어올렸다. 슬금슬금 오른 환율은 전날 종가를 회복하고 1120원까지 상승폭을 확대했다.

그리고 이날 오전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외환당국이 1120원에 도달했어도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자 역외세력들이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 1130원대로 끌어올렸다.

시중은행 딜러는 "역외들이 장 막판 환율 상승을 주도했으며 오전 외환당국의 발언을 믿고 숏포지션(달러 과매도)을 유지하고 있던 세력들도 당국의 달러 매도가 없자 숏커버(되사기매수)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각각 42억6350만달러와 43억7400만달러가 거래됐다. 시장평균환율(MAR)도 1117.70원으로 고시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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