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의 대우조선 인수전 '꽃놀이패?'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8.09.02 17:01

완주 의지 피력 불구 "찔러보기식 참여 아니냐" 의문 여전

'찔러보기식' 인수전 참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인수전을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피력했다. 풍부한 보유 현금을 토대로 최선의 가격을 써낸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고용 불안을 우려한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고, 현대중공업도 무리한 '베팅'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하고 있어 '인수 의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조선소 특화, 고용보장= 이수호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조선해양을 VLCC, LNG, 해양설비 전문 조선소로 특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계 1위와 3위 조선소의 결합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원가 절감이 가능하고,내부 자원 공유를 통해 생산성도 향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 보장에 대해서도 "대우조선 노조가 우려하는 것처럼 인수 후에도 별도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해서는 "경영 주도권을 우리가 가져야하고, 풋백 옵션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를 갖고 있어 조건에 맞는 파트너를 찾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 3사가 공동 출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수 자금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며 "현금이 8조5000억원이며 이를 넘어서는 가격을 써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보장, 독과점 우려 여전= 이날 간담회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의 인수 의지와 참여 배경을 둘러싼 의문은 여전하다.

이 부사장은 인수 가격과 관련해 "시장에서 얘기되는 7조~8조원이나 10조원은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이라고 밝혔고, 재무적 투자자 없이 내부자금만으로 인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8조5000억원의 내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곤 하지만 재무적 투자자 없이 자기자금만으로 이같은 대형 M&A에 나선다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다. 일각에서는 인수전 중도 포기나 '부담없는' 배팅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독자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특화시키는 과정에서 직무 조정 등이 수반될 수 밖에 없어 고용 불안 우려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동종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인수할 경우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부적격업체로 선언했다.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이 부사장은 "예비적인 법률 검토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받았다. 문제가 없을 곳으로 본다"고만 언급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에 인수하면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가격을 띄워 인수 업체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실사 과정에서 대우조선의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며 "일종의 꽃놀이 패"라고 말했다.

◇말 바꾸기? 내부 분란?= 현대중공업의 '말 바꾸기' 논란도 여전히 뒷말을 남기고 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대우조선 인수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공식 대외 채널인 홍보실 관계자들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인수에는 관심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이 부사장은 이날 "연초부터 산업은행 M&A실에 인수전 참여의사를 피력해왔고, 최종 결정은 2개월 전쯤 이뤄졌다"고 말했다.

진작부터 대우조선 인수에 대한 의지가 있었고 매각 공고 훨씬 이전에 의사결정까지 이뤄졌다는 얘기다.

이 부사장은 이에 대해 "민 부회장의 말은 터무니없는 가격이 될 경우 관심이 없다는 말이었다"며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이어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말 바꾸기가 아니라면 경영진 내부에 의견 조율이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라며 "어느 쪽이든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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