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금협상, '노노갈등'속 힘겹게 타결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08.09.02 21:59

주간2교대 '계파대립'으로 재협상..'2년 연속 무분규' 실패

현대자동차 노사가 금속노조의 간섭, 노노갈등 등 우여곡절 끝에 올해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노조원들의 투표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번 잠정합의안 도출로 현대차는 어려운 한 고비를 넘게 됐다. 그러나 지부교섭 기간 중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에 이은 2년 연속 무분규 역사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현대차 노사의 잠정 합의안 도출은 현대차 노조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중앙교섭 우선 타결' 지침에 구속되지 않고 독자노선을 선택한 데서 비롯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 현대차 사측의 유연한 대응도 무파업 타결에 중요한 요인이 됐다.

교섭 처음부터 사측은 중앙-지부-지회로 이어지는 2중,3중의 협상을 해야 하고 그때마다 반복해서 파업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중앙교섭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달 6일 입장을 선회해 교섭방식을 보완하는 조건을 달아 중앙교섭안을 제시했다.

현대차 노조 역시 이에 대해 '이전보다 진전된 안'이라며 회사측안을 평가했다.

현대차 노조는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이 현대차의 중앙교섭안에 대해 '기준에 못 미친다'며 수용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지부협상 의지를 밝히면서 노사협상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사측은 노조가 비정규직 5%의 정규직 전환과 원도급 기업의 대표성 인정 등 중앙교섭 문제를 일단 제쳐두고 지부교섭에 나오자 이에 화답하듯 유연하게 대응했다.

회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던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근무시간을 오전반은 8시간, 오후반은 10시간으로 하는 안(8+10시간)을 제시했다. 이는 종전의 '10+10시간'안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기본급 7만8000원 인상(호봉 승급분 포함), 성과급 300%+100만원 등의 임협안도 내놓았다. '8+9시간'안 2010년 시행, 임금 8만2000원 인상, 성과급 300%+2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해 노조와도 의견접근을 봤다.

현 노조 집행부와 노선을 달리하는 대의원들이 노사합의에 반대해 결과적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의 골격이 '8+8시간'으로 바뀌고 도중에 부분파업이 강행되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는 그러나 전면파업과 같은 극단적 대응을 자제하며 조합원을 설득하는 작업을 벌였다. 현대차 노조가 달라졌다는 얘길 들은 건 이런 일련의 태도 때문이다. 급변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노조 이기주의를 고수해선 안된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노사간 의지가 매우 강해 비교적 원만하게 타결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며 "그러나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8월 생산성이 떨어진 건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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