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 먼저 나누는 나누리병원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8.09.03 10:35

[병원도기업이다] 23. 나누리병원

척추관절전문 나누리병원의 직원 300여명은 대기업 회사원 이상의 대우를 받는다. 58세까지 정년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임금피크제도를 도입, 정년 이후에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월급만으론 버거울 수 있는 자녀들의 대학등록금도 대신 내준다. 5년 이상 근속한 나누리병원 직원이라면 두 자녀의 대학등록금 걱정은 안해도 된다. 주택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장일태 나누리병원 이사장이 직접 보증도 서준다. 직원에게 병원 재무제표도 공개한다.

장 이사장은 2일 "좋은 직원들이 근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년과 자녀교육, 주거 등 직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분야를 해결하는 것은 월급 몇십만원 더 얹어주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직원들에 대한 투자는 자연스럽게 환자들에 대한 서비스로 이어졌다. 새로운 환자들이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병원측에 따르면 나누리병원을 찾는 전체 환자 중 60%은 재진환자, 40%는 신규환자다. 이 중 신규환자의 60%는 병원을 먼저 다녀간 환자와 환자 보호자의 소개로 방문한다. 나누리병원을 경험한 환자들이 병원 홍보마케팅의 전령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나누리병원은 강남 한복판에 개원한지 5년만인 올해 인천에 170여병상 규모의 분원을 세웠다. 내년에는 충남 아산지역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원초차원에서 베트남에도 병원을 열고, 10년 안에 미국에까지 발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장 이사장은 "개원 후부터 지금까지 큰 예산을 들여 광고한 적이 없다"며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 만큼 효과적인 병원 홍보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신규환자 비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간다면 잘되는 병원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방 협력병원으로부터 의뢰받는 신규환자수도 상당하다. 나누리병원은 수술이 필요한 지방환자들이 협력병원을 통해 의뢰받아 서울에 도착하면 미리 버스터미널에 앰뷸런스를 대기시키고 환자를 맞는다. 3~4일 정도 입원해 수술한 후에는 처음 의뢰한 병원으로 돌려보내 그 곳에서 회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

↑강남 도산공원사거리변에 위치한 나누리병원 전경
지방분원으로의 확장은 '기다리는 의료'가 아니라 '찾아가는 의료'의 시발점이다. 조만간 의료서비스도 환자들이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병원이 환자들을 찾아오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9월 중순 문을 열 예정인 인천 나누리병원은 연면적 1만653.85㎡에 지하3층, 지상10층 규모에 173병상과 5개의 수술실을 갖추고 있다. 7월까지 인천 힘찬병원에서 진료부장으로 활동하던 이동걸 신경외과 전문의가 원장을 맡아 의료진 20여명과 함께 병원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장 이사장은 "실력과 시스템이 있으면 지방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며 "최고의 설비와 인력을 갖추고 검증된 치료법을 선보인다면 지역에도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개원하는 인천이나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충남 아산 이외의 거점도시에도 필요하다면 진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원조차원에서의 베트남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가 미국의 도움을 받은 것처럼 도와줄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때 도와주자는 취지다. 장 이사장은 "베트남 전체를 통틀어 척추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5명 뿐"이라며 "지금은 매년 2명씩 한국으로 데려와 교육하는 수준이지만 조만간 직접 현지에 병원을 설립하고 교육과 치료봉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진출은 나누리병원 10년 마스터플랜의 완결판이다. 한국 의료서비스가 이만큼 성장했다는 사실을 직접 진출해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장 이사장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 한국계 미국인 척추 전문의가 50여명 가량 활동하고 있다. 지금부터 이들과 교류를 늘려나가며 준비해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엔젤레스 지역에 성공적으로 런칭하겠다는 것이다.

장 이사장은 "멀다면 먼 미래의 일이지만 반드시 해내기 위해 지금부터 이야기하고 다닌다"며 "규모를 키울 수록 사회를 위해 할일은 더 많아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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