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사재기..달러선물 상한가

더벨 황은재 기자 | 2008.09.01 16:40

자산운용사 선물 매수 폭발..5683계약(2.9억불) 순매수

이 기사는 09월01일(16:3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달러선물이 가격 제한폭까지 상승했다. 자산운용사들이 마진콜을 우려해 달러 선물 매수에 나서면 달러선물 가격 상승폭을 키웠다.

지난 3월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마진콜 압박을 받자 이를 달러선물 매수로 대응하면서 환율 상승을 부채질했던 것이 재연되는 모습이다.

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달러/원 선물 9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2.00원 오른 1091.9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상승폭을 가파르게 확대하며 오후 2시45분에는 가격제한폭(3%)인 1122.5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가격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이날 상승폭은 27.20원에 달했다.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27원 폭등한 111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4년 11월3일 1116.2원 이후 3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폭으로 따지면 올해 3월13일 31.9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날 달러선물 가격 상승은 자산운용사가 주도했다. 자산운용사는 총 6028계약 매수, 345계약 매도로 총 5683계약을 순매수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2억8415만달러를 사들인 것이다.

자산운용사들의 달러 매수는 해외 주식투자 등과 관련된 환헤지 포지션의 손실을 막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선물환 매도와 달러선물 매도로 구성된 자산운용사들의 환헤지 포지션은 환율이 오르면서 대거 평가손이 발생하게 됐다.

이에 따라 마진콜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를 우려한 자산운용사들은 선물 매도 포지션을 선물 매수로 청산한 것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환율이 오르면서 선물사들의 공격적인 달러 선물 매수세가 나타났다"며 "추가적인 증거금 납입에 대한 부담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선업체 등이 팔아놓은 선물환 역시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있어 달러선물 시장에서 매수세로 등장할 가능성도 한 층 높아지고 있다. 달러 선물 매수를 통해 평가손실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선물환의 경우 장외거래상품인 만큼 마진콜 위험이나 추가 증거금 납입이 필요 없지만 계약에 따라 손실이 확대될 경우 증거금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달러 매수세로 유입될 수 있다.

지난 3월에도 달러 선물은 환율 상승에 따른 자산운용사의 마진콜 압박으로 급등한 바 있다. 해외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들이 환율이 오르면서 달러선물을 매수했고 다시 현물환율 상승으로 연결돼 자산운용사들이 유동성 위기가 거론됐다.

다만 최근 들어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고 있고, 환율 상승이 예고됐던 터라 3월과 같은 '대비 없는 충격'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 선물사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이 환율 상승에 맞춰 환헤지 비중을 줄이며 대응해왔다"며 "3월에 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한 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늘은 환율이 예상보다 크게 올라 자산운용사들이 환헤지 비중을 계획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줄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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