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고갈로 '방통R&D' 공중분해 위기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 2008.09.05 07:00

[긴급진단 '방통R&D'](하)기금조성, 남은 과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반 예산으로 편입되는 전파사용료를 기획재정부가 쉽게 내놓을지 미지수다. 무엇보다 현재 정보통신진흥기금을 관리하는 지식경제부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다.

4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마련하고, 방송광고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관리감독하겠다고 밝히자, 문화체육관광부와 지경부가 발끈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기금 운영권을 놓고 '밥그릇 싸움'할 때가 아니다. 지경부가 운영하는 정보통신진흥기금은 3∼4년내 바닥난다. 새로운 기금을 조성하지 않으면, 앞으로 방통분야 연구개발(R&D)뿐만 아니라 디지털TV 전환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정보통신진흥기금도 3∼4년후 '바닥'

주로 R&D의 재원으로 쓰였던 정보통신진흥기금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1조1700억원 수준이다. 통신사업자들이 부담하는 주파수할당대가와 연구개발 출연금이 해마다 줄어들게끔 전파법이 개정됐기 때문에 이 기금은 2011년에 이르면 5000억원밖에 남지 않는다.

현재 통신업체들이 정부에서 빌려서 사용하는 주파수는 2011년까지만 쓸 수 있다. 이후 정부는 또다시 사업자를 선정해서 주파수를 경매제 방식으로 할당할 계획이다. 따라서 현재 통신업체들이 내는 주파수 할당대가는 2011년까지만 낸다.

유선사업자들이 매출의 0.5%씩 부담하는 연구개발 출연금도 내년부터 매년 0.1%씩 감면된다. 이마저도 5년후 폐지된다. 무선사업자들이 부담하는 연구개발 출연금은 전파법에 따라 2011년부터 대가할당으로 전환된다.


▲ 정보통신진흥기금 주요 내역

▲ 연도별 정보통신진흥기금 현황

◇새로운 기금조성 '절실'한 때

이처럼 정보통신진흥기금도 바닥이 드러날 날이 머지않았다. 그나마 지식경제부와 협의하에 이 기금의 일부로 R&D를 집행하고 있는 방통위 입장에선 정보통신진흥기금에만 목을 매고 있을 상황도 아니다.

대개의 국가 R&D는 일반예산에서 재원을 충당한다. 그러나 IT분야 R&D는 지난 10년 넘게 '기금'에 의존해왔다. 그러다보니, 일반예산에서 편성되는 IT분야 R&D는 '쥐꼬리'일 수밖에 없다.

방통위 관계자는 "국가 R&D 투자를 강화하는 분위기이지만, IT분야는 재원부족으로 R&D 사업이 점차 위축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올해 일반예산에서 편성되는 국가 R&D 비용은 지난해보다 1%∼8% 늘어난 반면, 정보통신진흥기금에서 조달하는 IT분야 R&D 비용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5% 가량 줄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점차 바닥을 드러내는 '정보통신진흥기금'을 대체할 또다른 기금을 조성하지 못하면, 결국 우리나라의 방송통신분야 R&D사업은 고사될 수밖에 없다. 새로 조성해야 할 기금을 반드시 방통위가 운영관리할 이유는 없다.

다만, 통신과 방송업체들이 주파수 할당대가와 연구개발 출연금의 상당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방송통신 소관기관인 방통위가 새 기금을 관리하는 것이 좀더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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