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큐브, 휴대단말기 시장강자되나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08.09.01 15:34

텔슨에 피인수되면서 경영위기 해소..3D단말 등 사업다각화 모색

국내 휴대형멀티미디어기기(PMP) 시장 1위업체인 디지털큐브가 텔슨과 합병을 전격 발표해, 휴대용 단말기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디지털큐브는 지난달 29일 손국일 대표 및 임직원이 보유한 지분 5.37%와 경영권을 텔슨에 120억원에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텔슨은 디지털큐브의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코스닥에서 퇴출된지 4년만에 우회상장을 하게 된다.

텔슨은 지난 2004년 파산된 텔슨전자의 직원들이 텔슨전자의 주요 자산을 인수해 2005년 설립한 회사로, 지난 2006년 케이디씨정보통신에 피인수됐다. 이에 따라, '디지털큐브-텔슨'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는 케이디씨정보통신이 된다.

현재 텔슨의 지분을 51% 보유한 케이디씨는 합병법인이 출범하면 지분율이 22%로 낮아지지만, 디지털큐브의 우리사주조합 지분 등을 인수해 최대 25%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디지털큐브 '부실털고', 텔슨 '우회상장 티켓확보'

텔슨은 지난해 매출 143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을 달성하며 3년 연속으로 흑자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디지털큐브는 현재 PMP업계 1위 기업이지만, PMP시장의 가격경쟁에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1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올들어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구조조정에 감자까지 단행했다.

그런 두 회사가 이번 합병으로 '숨통'을 틔운다. 디지털큐브는 이번 합병으로 극심한 경영난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사업다각화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고, 텔슨은 4년간의 와신상담 끝에 코스닥에 화려하게 입성하는 티켓을 거머쥔 것이다.

텔슨이 디지털큐브를 인수하는 것이지만, 존속법인은 디지털큐브가 되는 것인만큼 디지털큐브 입장에선 기업가치를 존속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않다. 게다가 두 회사가 합병되면 현재 75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는 1000억원대로 넘어서고, 자본금도 89억원에서 121억70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비용절감·사업다각화 '두마리 토끼' 사냥

이번 양사간 합병에 따라 디지털큐브는 기존 PMP, 울트라모바일PC(UMPC), 내비게이션 등에서 차기 와이브로 단말기, PMP폰, 스마트폰 등 이동통신 단말기까지 일련의 휴대 단말기 제품 라인업을 갖춘 디바이스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무엇보다 디지털큐브 입장에선 그간 전량 외주생산에 의존함으로써 고질적인 아킬레스건으로 대두됐던 품질과 영업이익 악화문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큐브 관계자는 "외주생산을 자가 생산으로 돌림으로써 연간 50억원에 가까운 외주 비용이 절감되고, 품질개선, 텔슨과의 공동부품 구매 등으로 연간 100억원에 이르는 원가절감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기에 PMP의 아이스테이션과 텔슨 휴대폰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해외 마케팅에 강한 텔슨과 국내 전역의 판매 및 서비스망을 구축한 양사의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적잖은 시너지가 기대된다.

또한 디지털큐브는 최근 PMP, 휴대폰, 내비게이션 등 휴대 단말기의 융합 트랜드와 맞물려 시장에서 유리한 기술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디지털큐브는 보다 공격적인 영업행보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으로 생산비 등 절감되는 부문을 가격 인하에 맞춰 매출을 확대하고 대량생산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영업이익도 유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디자인을 먼저 정하고 이에 따른 하드웨어 설계를 진행하는 선행디자인 개발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회사측은 내년부터 무선 인터넷 기반의 각종 컨버전스 단말기를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3D 입체영상이 지원되는 휴대 단말기도 디지털큐브 합병법인의 신수종 사업으로 거론된다.

텔슨의 최대주주인 케이디씨정보통신은 현재 신성장동력사업으로 3D입체영상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텔슨이 케이디씨에 인수된 뒤 3D입체 영상 관련 주요 부품 및 장비를 일괄 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보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텔슨은 내년에는 이 분야에서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최근 자체 브랜드로 3D 입체영상을 지원하는 UMPC 개발을 마치고 시제품까지 출시한 상태다.

현재 휴대용 단말기 시장에서 선두업체인 레인콤과 팅크웨어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1690억원과 1622억원. 이어 디지털큐브가 지난해 1320억원을 기록함으로써 업계 3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이번 디지털큐브와 텔슨의 합병에 따라 업계내 적잖은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특히 텔슨이 지난 6월 자가 브랜드 휴대폰을 출시하며 관련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이를 통해 내년에는 디지털큐브의 매출이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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