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채권 위기설'이 주가를 끌어내린다고?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 지점  | 2008.09.01 09:09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1>뫼비우스의 띠(2)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오늘(9월1일)부터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한국 증시만 많이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 최근 가장 많이 나오는 이유 중에 하나로 9월 채권 대란설을 들 수 있다.

금융경색이 쉽게 치료되지 않으면서 자금에 목이마른 외인 자본이 롤오버를 선택하지 않고 우리네 시장을 떠난다는 가정인데...어느 정도는 신빙성이 있는 재료다.

게다가 7월 기준 국제수지 동향을 보면,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고유가로 인해 수입이 더 크게 늘면서 경상수지도 한 달만에 적자로 재 전환됐다. 게다가 외인들이 국내에서 주식을 연일 팔아치우고 채권의 만기 도래에 따라 생기는 자금의 유출로 인해 자본수지마저 57억달러로 확대되면서 전체 국제수지가 80억달러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환란 이후 달러화의 유출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이며 9월달에 외인들의 엑소더스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두려움에 빠질 수 있다.

국제 수지의 악화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당연히 증권투자수지이다. 단일 항목으로만 약 89억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갔다. 올해 내내가 아니고 7월에만 그렇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다. 그러니 67억달러의 외국인 채권의 만기가 집중되어 있는 9월에 대란설은 어찌 보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도 흥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알 수 있다. 7월에는 유가가 최고점을 만들고 막 피크아웃 되던 시기다. 7월의 수입은 고유가로 인해 전년 동기대비 47%나 급증했었고 특히 원자재에 대한 수입액은 전년 동기대비 67%나 급증했었다. 당연히 국제수지가 최악의 상황에 있을 수밖에 없는 시기였다.

또한 7월이라면 미국의 양대 모기지 문제와 모노라인 문제가 동시에 불거졌던 때였다. 암벡 파이넨셜의 주가가 1.1달러로 거래가 중단된 시기이기도 하다.

이들이 부도라도 난다면 당장 그들이 신용을 공여한 모든 채권이 부도가 날 수 있는 판에 어디 다른 자산에 투자할 여력이 있겠는가? 당연히 외국인들은 가격 불문 일단 돈 되는 것은 무엇이든 팔아서 현금을 만들어야만 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사상 유례 없는 자본수지의 악화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좀 더 넓게 시장을 보자. 달러표시 채권은 Semi-annual Payment 구조를 주로 하고 있고 만기가 3월과 9월에 대부분 집중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9월 채권 대란설 역시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고 모든 나라가 다 같이 극복해야할 문제이다.

인터넷이 발달되어 유독 말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유동성 대란설이 연일 매스컴에서 떠들고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지역에서도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들이 무척이나 많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보다 더 많을 것이다.(만기구조상) 여기 저기 찾을 것도 없이 지금 최고의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프레디맥과 패니매 두 회사의 채권만도 9월 만기분이 300억달러가 넘는다.

달랑 두 회사의 채권 만기만 30조에 달하는데 겨우 몇조원의 채권을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 이유를 모르겠다.

왜 하필이면 우리나라의 채권만 문제가 되고 다른 나라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던가? 충치와 같은 존재다. 채권대란설이라는 것 말이다. 늘 3월과 9월이면 채권이 집중되어 있는 것이 당연한 환경이지만 뭔가 사회적인 불안감이 커지면 덩달아 나오는 진부한 재료에 불과하다.


마치 우리의 입속에는 늘 수십가지의 병균이 득실대지만 몸이 건강할 때에는 멀쩡하다가 몸살이라도 걸리면 치통이 함께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채권 만기가 9월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도 금융경색이나 유가처럼 세계인들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지 단지 우리만 가지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모두 함께 겪는 어려움인데 유독 우리네 시장만 하락시키는 원인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증시만 많이 떨어지는 진짜 이유는, 그럼 뭘까?

막바지에 이를 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장고 끝에 필자는 꼬일대로 꼬인 수급과 파생시장이 원인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럼 나른 나라에는 없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무엇인가를 한번 찾아서 고민을 해보자. 우리나라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것이 여럿 있다.

일단 전자거래가 발달되었다는 점이다.

미국은 나스닥도 OTC 시장이라서 딜러를 통해 거래를 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모든 종목을 전자거래를 통해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 유동성 위기로 인해 현금이 필요한 외인들은 거래비용이 상대적으로 작은 우리나라에서 더욱 많은 매도를 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외인들은 우리나라에서 매도하는 것이 장부상 편안할 것이다.

지금까지 외인들이 우리나라 증시에 투자했던 돈은 모두 찾아갔다. 그럼에도 지금 외인비중은 29%나 된다. 현재 우리 증시에 남아 있는 외인 자금은 몽땅 수익금이다. 지금부터 하한가로 매일 매도를 한들 그들에게 장부상의 손실은 없다는 것도 우리나라에 매도가 집중될 수 있는 이유가 될 것이다.

여전히 신용경색의 여파가 금융권을 위협하는 시기에 그들은 돈이 필요하다. 가장 비용도 적게 들고 이것저것 귀찮은 점이 없으며 게다가 이미 장부상에 충분한 이익이 남아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집중적인 매도는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기조적인 매도를 받아내 줄 주체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받아내 주는 것은 고사하고 연일 쌓이는 프로그램 매수가 두려워 기관투자자들도 매수를 일제히 멈추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작은 충격에도 주가는 하락 쪽으만 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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