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2.0]나이와 투자수익의 관계는

이진수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2008.09.01 11:02
얼마 전 바둑황제 조훈현씨가 한 인터뷰에서 왜 나이가 들면 바둑에서 승률이 낮아지는가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습니다. 기술 면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나이가 듦에 따라 변화를 두려워하게 되고 수읽기가 귀찮아지기 때문에 지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자신의 경우 40대 후반부터 그러했다는 것입니다.

이같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나이가 듦에 따라 소위 전성기를 지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연구에 따르면 수학자들은 30세 전후에 가장 중요한 연구를 수행하고 소설가들은 50세 전후에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을 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투자의 세계는 어떠할까요. 최근 한 연구(Korniotis and Kumar, 2008, 'Do Older Investors Make Better Investment Decision?')에 따르면 투자의 세계에서도 다른 분야와 유사한 현상이 발견됩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투자경험이 쌓이고 투자관련 지식이 증가하여 투자수익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런데 투자는 서로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세계의 다양한 정보를 처리하여 투자에 필요한 정보로 체계화하는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문제는 나이가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기억력, 정보처리능력 등을 포함한 인지능력이 저하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지능력의 저하는 투자수익률의 하락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반영하여 투자자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초반에는 투자경험 및 지식의 증가 효과가 우세하여 투자수익률이 상승하나 나중에는 인지능력의 하향 효과가 커져 투자수익률이 하락한다는 것입니다. 동 연구에 따르면 특히 70세 이후 투자수익률 하락이 두드러지며 인지능력이 가장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의 연간 수익률 차이는 3~5%포인트에 달합니다.


또 다른 연구(Agarwal, Driscoll, Gabaix, and Laibson, 2008, 'The Age of Reason: Financial Decision Over the Lifecycle')에서는 사람들이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는 경우 등 10가지 차입사례에서 나이와 지급 이자율의 관계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50대 차입자가 부담하는 이자율이 가장 낮습니다. 이를테면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의 경우 소득, 부채비율 등 다른 요인들이 동일할 때 70세 차입자가 부담하는 이자율은 50세 차입자에 비해 0.23%포인트 높았습니다. 주택 구입 대출이자율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대출액과 주택시가의 비율로 동 비율이 높을수록 이자율이 상승합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70세 차입자는 50세 차입자에 비해 주택시가를 실제 가격보다 낮게 산정할 확률이 16%포인트 높았고 이에 따른 이자율 상승분이 0.26%포인트라는 점입니다. 즉, 오류로 주택시가를 낮게 산정할 확률에 차이가 없었다면 70세 차입자는 50세 차입자보다 오히려 낮은 이자율을 부담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강조할 점은 이러한 연구결과들이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투자 및 경제활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만 인지능력 저하에 따른 투자수익 감소를 상쇄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교육을 받거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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