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교수,다들 CEO해봤으면 좋겠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9.01 10:23

[인터뷰]문병무 고대 공대교수 겸 티모테크놀로지 CEO

"공대교수 겸 CEO,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실물경제와 과학을 잇기 위해서는 많은 교수들이 비즈니스 무대로 나서야합니다."

문병무 티모테크놀로지 대표(52·사진)는 지난달 31일 "공대교수는 순수 과학자(Scientist)라기 보다는 엔지니어(Engineer)가 돼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표는 94년부터 고려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문 대표는 많은 공대교수들이 실험실에서 좋은 연구를 하지만 현실과 접목시키지 못한 채 연구로만 그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엔지니어들은 과학(Science)을 실생활에 접목시켜야하며, 현실감각을 갖기 위해 직접 연구한 상품을 만들어 비즈니스 무대에 뛰어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것.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 창조해내는 것이 엔지니어링입니다. 공대교수들이 한 번쯤은 CEO를 하면서 연구했던 분야에서 제품을 만들어 팔아봤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 티모가 출시한 KT '안폰'은 실험실의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킨 대표적 상품이다. 문 대표는 "당시는 휴대폰은 진화하지만 집 전화는 퇴보하는 상황이었다"며 "리모콘과 전화를 접목시키는 컨버전스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고 말했다.

물론 전형적인 교육자 집안의 교수가 상장사를 이끄는 데는 어려움도 많았다. 공교롭게도 94년 2월 문 교수 부친은 대경중학교 교장에서 정년퇴임했고, 다음달인 3월 문 대표는 고대교수로 부임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벤처기업 활성화와 맞물려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2004년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고, 월급도 여기저기 빌려줄 수 밖에 없었다. 2006년 장미디어를 통해 우회상장했지만 IR활동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갖지 못했다. 그러나 2005년부터 흑자를 내면서 지난해 81억원의 영업익을 거뒀고, 74개의 특허를 보휴한 채 최근 4년간 연평균매출성장률 57%를 기록 중인 견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엔지니어링'을 강조하는 문 대표가 꼽은 다음 타깃은 연료감응형 태양전지(DSSC) 사업. 티모는 최근 호주의 태양전지 선두주자인 다이솔(DYESOL)사와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확정했다. 다이솔은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스위스의 그라첼(Graetzel) 교수가 몸담은 곳이다.

"태양광 붐이 일기 전부터 제3세대 태양전지인 DSSC가 값싸고 유망한 차세대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준비했습니다. 원천기술을 갖고 다양한 시행착오를 해온 다이솔과 일본을 물리치고 합작에 성공하면서, 이 분야 연구를 10년은 앞당길 수 있게 됐습니다"

문 대표는 또 공대교수가 CEO를 하면서 고급인력들을 '고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현재 128명의 고급인력이 한솥밥을 먹고 있습니다. 남들이 하던 일에 뛰어들면 '나눠먹기'가 되겠지만, DSSC는 안폰과 마찬가지로 남들이 안하는 영역이죠. 앞으로도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연구하고 응용해서 많은 사람들을 일하게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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